젊은 토우지가 만든 새로운 니혼슈의 흐름 - 아카부, 아베, 히란

젊은 토우지가 만든 새로운 니혼슈의 흐름 - 아카부, 아베, 히란

2026/07/21 SAKEMURA-3 0 댓글

요즘 니혼슈를 보면 예전보다 훨씬 감각적이고 트렌디한 스타일의 술들이 많아졌고,
젊은 층 사이에서도 니혼슈를 즐기는 문화가 조금씩 자연스러워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바로 젊은 토우지들입니다.
토우지라고 하면 보통 오랜 경험을 쌓은 장인을 떠올리기 쉽지만,
오늘 소개할 세 브랜드는 모두 20대라는 젊은 나이에 토우지가 되어
각자의 양조장을 다시 일으키고 지금의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낸 이야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 함께 알아볼 브랜드는 아카부, 아베, 히란. 
이 세 브랜드의 이야기를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아카부 (赤武)

아카부는 이와테현 오오츠치초에 위치한 아카부 주조(赤武酒造)에서 탄생한 브랜드입니다. 

원래 이 양조장의 대표 브랜드는 지역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하마무스메(浜娘)였습니다.
바다와 산에 둘러싸인 지역에서 어민을 비롯한 지역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지역 밀착형 양조장에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오오츠치초는 쓰나미로 큰 피해를 입었고,
아카부 주조의 양조장 역시 쓰나미와 화재로 완전히 유실되었습니다.

당시 당주였던 5대 후루다테 히데미네(古舘 秀峰) 씨는 이에 굴하지 않고
양조장을 다시 세우기로 결심합니다.
모리오카시의 사쿠라가오 주조의 도움을 받아 기존 브랜드 하마무스메의 양조를 이어갔고, ㅁ
2013년에는 국가 보조금으로 모리오카시에 모리오카 부활 양조장을 새로 세웠습니다.

그러나 그곳에는 기존 오오츠치초에서 함께했던 쿠라비토들이 함께할 수 없었습니다.
양조장을 언제 부활시킬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무작정 기다려 달라고 말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흐르는 사이 기존 쿠라비토들은 각자의 다음 길을 찾아갔고,
그 자리를 대신해 젊은 세대의 새로운 쿠라비토들이 모이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쿠라비토들은 약 10명으로,
대부분 주조 미경험자였지만 20~30대가 중심이 되면서 양조장은 한층 젊어졌습니다.

한편으로는 부흥 지원 분위기를 타고 출하량을 늘리던 기존 브랜드
하마무스메의 매출에도 그늘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대로라면 점점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니혼슈에 익숙하지 않은 젊은 세대를 겨냥할 수 있는 새로운 개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던 시기, 도쿄농업대학에서 양조를 배우고 온 아들 후루다테 류노스케(古舘 龍之介) 씨가
고향으로 돌아와 입사하게 됩니다.

히데미네 씨는 앞으로의 술빚기를 젊은 세대에게 맡기기로 결심하고
2014년 류노스케 씨를 토우지로 임명했습니다.
이렇게 류노스케 씨는 만 22세의 나이로 전국 최연소 토우지가 되었습니다.
(참고로 류노스케 씨는 대학 시절 전국 키키자케(利き酒) 대회 챔피언 출신으로, 미각으로 이미 실력을 인정받은 인물이었습니다.)

토우지가 된 류노스케 씨가 만들고 싶었던 술은 요리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술,
마시는 사람들 사이에 대화가 이어지는 술,
그리고 동세대 친구들도 맛있다고 느낄 수 있는 술이었습니다.
그는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기로 하고, 붉은 투구와 무사를 모티브로 한 디자인과 함께
아카부(赤武)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아카부가 지향하는 술은

  • 프레시한 과실감
  • 투명한 단맛
  • 산미로 깔끔하게 정리되는 모던 식중주

니혼슈에 익숙하지 않은 젊은 층도 부담 없이 마실 수 있고
식중주로도 어울리는 밸런스 좋은 술을 목표로 했습니다.

류노스케 씨는 술의 스타일뿐 아니라 양조장의 일하는 방식 자체도 새롭게 바꾸어 나갔습니다.
기계화를 적극 도입해 육체노동을 줄이고, 주 5일 근무제를 도입했으며,
심야 및 숙박 근무를 없앴습니다.
좋은 술은 무리한 노동이 아니라 좋은 환경에서 나온다는 철학으로
새로운 브랜드와 새로운 팀, 새로운 방식의 양조장을 함께 만들어 간 것입니다.

그 결과 아카부는 2년 차부터 거래처들의 좋은 평가를 받기 시작했고,
도쿄와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규 계약도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2015년 전국신주감평회에서는 금상을 수상하며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기존 브랜드 하마무스메와 함께 이어지면서도
아카부:하마무스메 생산 비율이 3:1이 될 정도로
아카부가 확실한 주력 브랜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지진으로 모든 것을 잃은 양조장이 젊은 토우지와 새로운 팀의 손에서 다시 태어난 브랜드.
지금의 아카부는 니혼슈 업계에서 모던한 감각을 대표하는 브랜드 중 하나로 자리 잡으며,
초심자부터 애호가까지 폭넓게 사랑받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지역과 역사 위에 젊은 감각과 새로운 일하는 방식을 더해 만든 술,
그것이 바로 아카부입니다.

 

 

 

 

 

 

 

아베 (あべ)

아베는 니가타현 카시와자키시에서 1804년 창업한 아베 주조(阿部酒造)에서 탄생했습니다.

하지만 아베 주조의 기존 대표 브랜드는 아베가 아닌 코시노오토코야마(越乃男山)였습니다. 
지금의 아베 주조를 만들어 준 브랜드 아베(あべ)는
6대째인 아베 유타 씨가 새롭게 만들어낸 브랜드입니다.

유타 씨는 처음부터 가업을 이을 생각이 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양조장은 돈이 안 된다"는 말을 들으며 자랐고,
양조장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대학 졸업 후 음식점 정보 매체 회사인 구루나비에 입사해
법인 영업 부서에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유타씨는 그곳에서 음식점뿐 아니라 음식 생산자나 가공업자를 직접 찾아가는 일을 하게 되면서 
생산자들의 매력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본가가 양조장이다 보니 다양한 생산자를 만날 때마다
"나라면 다른 방식으로 해볼 텐데"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이런 마음이 커져가던 시기,
아버지로부터 2000년대 들어 니혼슈 시장이 점점 좁아져
아베 주조 역시 이어가기 쉽지 않은 상황에 놓여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한 번 폐업해 니혼슈 제조 면허를 잃으면
다시 면허를 받아 양조장을 시작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었기에,
유타 씨는 아버지에게
"폐업할 거면 3년만 저에게 자유롭게 맡겨 달라.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포기하고 샐러리맨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2014년, 유타 씨는 26세의 나이로 아베 주조에 돌아와 주조와 영업을 시작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그가 곧바로 후계자로서 가업에 뛰어든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먼저 본인 회사인 주식회사 구로컬(ぐLocal)을 세우고
아베 주조와 회사 대 회사 계약을 맺어 아베 주조의 영업을 맡는 방식으로 시작했습니다.
제대로 된 사업으로 아베 주조를 일으킬 수 있음을 아버지에게 증명하고자 한 것입니다.

이후 주조 경험이 없었던 유타 씨는 양조시험장에서 실습을 받고
아버지에게 1년 동안 주조를 배우며 겨울부터 본격적으로 술을 빚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손댄 것은 기존 아베 주조의 주요 브랜드였던 코시노오토코야마의 방향성이었습니다.
술을 새롭게 바꾸고 영업을 이어가며 1~2년 동안 여러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에서,
기존 니혼슈 팬에게만 다가가서는 시장이 크게 넓어지기 어렵다는 것과
자기 주변의 동세대 친구들조차 니혼슈를 즐겨 마시는 모습을
거의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먼저 마시는 사람 자체를 늘려야 한다"는 생각이
아베 주조의 큰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유타 씨는 지역 브랜드였던 코시노오토코야마의 틀을 넘어,
히라가나 이름의 아베(あべ) 시리즈를 새롭게 만들었습니다.
기억하기 쉽고 친근하며, 기존 니혼슈의 딱딱한 이미지를 비껴가는
아베 주조다운 리브랜딩의 시작이었습니다.

아베 시리즈는 아베 주조의 새로운 간판 상품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고,
지금은 아베 주조에서 가장 생산량이 많은 중심 라인업이 되었습니다.
2년 차에는 스타 시리즈를 탄생시켰고,
이후에는 논알코올 크래프트 콜라까지 선보이며 실험적인 행보를 계속 넓혀가고 있습니다.

  • 과실감 있는 쥬시함과 쌀의 감칠맛
  • 산미를 중심으로 한 맛 설계

단순히 가볍고 달기만 한 술이 아니라
맛의 중심이 분명한 프레시하고 모던한 사케를 지향합니다.
이러한 노력 끝에 아베는 일본의 니혼슈 리뷰 커뮤니티에서
2026년 니가타현 니혼슈 랭킹 1위에 오를 만큼,
니혼슈 팬들 사이에서도 확실하게 주목받는 브랜드로 성장했습니다

전통을 이어받되 그 안에서 완전히 새로운 마시는 사람을 만들어가고 있는
니가타의 브랜드, 그것이 아베(あべ)입니다.

 

 

 

 

 

 

 

히란 (飛鸞)

히란은 나가사키현 히라도시에 위치한 모리 주조장(森酒造場)에서 태어났습니다.

원래 지역에서 사랑받던 모리 주조장의 브랜드는
니혼슈 키쿠노츠유(菊の露)와 쇼츄 센테키(仙滴)였고,
이후 키쿠노츠유에서 호넨을 거쳐 지금의 히란으로 변화했습니다.

히란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입니다.
지금의 5대 토우지 모리 유타로 씨가 돌아오기 전까지
모리 주조장은 정말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유타로 씨는 히로시마대학과 대학원에서 6년간 발효학을 전공했고,
이후 미야기현의 양조장에서 3년간 수련한 뒤 2017년,
27세의 나이로 모리 주조장의 5대 토우지가 되었습니다.

그가 돌아왔을 당시 모리 주조장의 연간 생산량은 50석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보통 양조장을 운영하려면 최소 400석은 필요하다고 알려져 있어,
거의 폐업 직전의 상태였습니다.
청소도 제대로 되지 않았고 설비와 건물도 노후화되어 있어,
유타로 씨는 앞으로 잘 해나갈 수 있을지 큰 절망감을 느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그가 내린 결론은 단순했습니다.
"좋은 술을 만들면 반드시 팔린다."
그가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은 술을 제대로 빚을 수 있는 환경을 다시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사용할 수 있는 도구와 기계를 모두 깨끗하게 닦아내고,
양조장의 대들보와 기둥은 남긴 채 직접 벽을 다시 칠하고 콘크리트까지 새로 치며
양조장 전체를 하나씩 정비해나갔습니다.

오직 품질만을 바라보며 술을 빚기로 결심한 유타로 씨는
양조장의 새로운 얼굴이 될 브랜드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자신이 태어난 히라도의 풍토를 담은 술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과,
앞으로 세계로 날아오르는 술을 만들고 싶다는 의미를 담아
히라도의 옛 이름인 히란섬(飛鸞島)에서 따온 히란(飛鸞)이라는 이름의 브랜드를 만들었습니다.

히라도의 지역성을 담기 위해 히라도에서 재배된 식용쌀 니코마루를 사용하고,
2021년부터는 전통적인 키모토(生酛) 방식까지 도입하며
히라도의 물, 쌀, 미생물, 그리고 테루아르를 술에 담아내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 결과 토우지 취임 당시와 비교해 생산량이 약 30배 성장했고,
지금은 60곳 이상의 주류점에서 취급될 정도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히란의 목표는 좋은 술을 만드는 것에만 있지 않습니다.
히란이 가진 또 하나의 미션은 히라도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는 것입니다.
나가사키현 히라도시는 아름다운 자연, 다양한 식재료, 깊은 역사와 문화를 지녔지만
최근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지역의 활력이 점차 약해지고 있습니다.
히란은 히라도에서 재배한 쌀뿐 아니라 히라도와 연결된 상품 스토리,
전통적인 양조 방식을 고집함으로써 지역의 매력을 재발견하고
그 가치를 더 많은 사람에게 전하고자 하는 브랜드이기도 합니다.

  • 서양배, 머스캣, 자몽을 연상시키는 상쾌한 향
  • 가볍고 쥬시한 스타일
  • 니혼슈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부담 없이 맛있게 마실 수 있는 것이 히란의 특징입니다.

하지만 히란의 매력은 맛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모리 유타로 씨는 히란을 빚을 때
"하루의 피로를 안고 돌아와 마시면 내일도 다시 힘낼 수 있도록 조용히 등을 밀어주는 술"
을 이미지로 그리며 술을 빚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렇기에 히란은 특별한 날을 위한 술이라기보다는,
하루를 마무리하며 자연스럽게 손이 가는 한 잔이자
다시 내일을 향해 나아갈 수 있게 해주는 담담한 위로를 주는 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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