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슈는 유통기한이 표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알코올 도수가 높아 세균이나 미생물이 번식하기 어려워
쉽게 부패하지 않고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보관 방법에 따라 맛과 향이 변화하기도 합니다.
제대로 보관한다면 좋은 컨디션을 즐길 수 있지만,
올바르지 못한 보관으로 인해 열화가 진행되면 맛이 떨어지고 향이 나빠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니혼슈는 언제까지 마셔야 한다고 딱 잘라 말하기가 어려운 술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법적으로 정해진 유통기한이 없습니다.
하지만 유통기한이 없다고 해도 보관 방법에 따라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니혼슈는 보관 방법이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니혼슈 보관에 주의해야 할 포인트 두 가지는 빛과 고온다습입니다.
지금부터 이 두 가지 포인트를 포함하여 니혼슈 개봉 전후로 나누어
상황에 맞는 가장 좋은 보관 방법을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미개봉 니혼슈 보관 방법
아직 개봉을 하지 않은 니혼슈의 가장 기본적인 보관 방법은
직사광선을 피한 서늘하고 어두운 냉암소 보관입니다.
(냉암소란 온도가 약 1~15℃로 일정하게 유지되고 직사광선이 닿지 않는 장소를 의미)
대표적으로는 서랍장 맨 밑 칸이 있지만,
기온이 상승하는 계절, 특히 여름에는
서랍장 맨 밑 칸도 온도가 올라가기 때문에 완전히 안전하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일반 가정에서 가장 안정적인 보관 장소는 온도 -5℃~5℃ 사이의 냉장고입니다.
니혼슈는 병에 담긴 후에도 내부의 효소와 성분들이
끊임없이 화학 반응을 일으키는 살아있는 술입니다.
그래서 온도가 높아지면 술의 색이 누렇게 변하고
히네카라는 불쾌한 노린내가 발생합니다.
5℃ 이하의 온도는 이 반응을 최소화하는 마지노선입니다.
특히 나마자케의 경우에는 살균 처리를 하지 않아
효모와 효소가 살아있기 때문에,
온도가 높으면 병 안에서 재발효가 일어나 맛이 변하거나
탄산이 과하게 생겨 병이 터지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사케 특유의 화사한 과일 향(긴죠향)은 휘발성이 강하여
낮은 온도일수록 더 잘 유지됩니다.
그렇다면 주류 전문점이나 니혼슈 매니아들이 고집하는 온도 몇 도일까요?
바로 -5℃입니다.
일반적인 냉장고(1~3℃)도 나쁘지는 않지만,
-5℃는 술이 얼지 않으면서도 화학 반응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
가사 상태에 가깝게 보관할 수 있는 최적의 온도입니다.
(액체의 어는점은 알코올 도수에 따라 달라지는데, 평균 15~16도인 사케는 약 -7℃~-10℃에서 얼기 시작합니다. )
양조장에서 갓 짜낸 맛을 가장 완벽하게 유지할 수 있는 온도인 셈입니다.
니혼슈는 아주 미세한 온도 변화에도 맛이 틀어질 수 있는데,
-5℃에서 보관하면 냉장고 문을 자주 여닫아 발생하는
온도 변화로부터도 술을 더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일종의 안전 마진 역할도 합니다.
-5℃는 보관뿐 아니라 숙성 측면에서의 장점도 있습니다.
영하의 온도에서 아주 천천히 숙성되면
거친 알코올 느낌이 둥글게 깎이면서 질감이 실크처럼 부드러워집니다.
이를 빙온 숙성이라 부르는데,
상온 숙성이 맛이 진해진다면
빙온 숙성은 맑고 깨끗하면서도 깊은 맛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일반 냉장고로도 충분히 보관은 가능하지만,
집에 김치냉장고가 있다면 김치냉장고 보관을 더욱 권장합니다.
김치냉장고에 보관이 어려워 일반 냉장고에 보관하게 된다면,
문 여닫음이 가장 적은 안쪽에 두는 것이 좋습니다.
현실적으로 냉장고 안쪽 보관이 어려울 경우에는
- 신문지로 감싸거나
- 박스에 넣어 냉장 보관
하면 빛과 온도 변화의 영향을 줄일 수 있습니다.
특히 라벨에 요냉장(要冷蔵) 표기가 있는 제품은
반드시 냉장 보관이 필수입니다.
반대로 별도의 표기가 없는 경우에는 상온 보관도 가능하지만,
가능한 온도 변화가 적은 냉암소에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개봉 후 니혼슈 보관 방법
개봉 후에는 산화와 숙성이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보관에 조금 더 신경을 써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남은 니혼슈는 기본적으로 냉장 보관을 권장합니다.
냉장 보관을 하면 품질 변화 속도를 늦출 수 있어
향과 맛을 조금 더 오래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만 냉장 보관을 하더라도 개봉 후에는 가능한 한 빨리 드시는 것이 좋으며,
보통은 약 2주 이내에 섭취하시기를 권장합니다.
개봉한 사케를 더 오래 신선하게 보관하고 싶다면 진공 와인 스토퍼를 활용해 보십시오.
와인용 배큠 펌프는 니혼슈에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뚜껑을 닫고 펌프로 공기를 빼서 병 내부를 진공에 가깝게 만들면
산화 속도를 크게 늦출 수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으니 니혼슈를 자주 드시는 분들께 권장합니다.

니혼슈의 보관 방법에 이어 하나 더 중요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니혼슈는 와인처럼 눕혀서 보관하기보다는 세워서 보관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와인은 코르크를 촉촉하게 유지하기 위해 눕혀 보관하지만,
니혼슈는 금속이나 플라스틱 캡을 사용하기 때문에 눕히게 되면
공기와 닿는 면적이 넓어져 산화가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활성니고리와 같이 뚜껑에 가스를 조금씩 빼주는 동그란 구멍이 있는 제품들은
눕혀서 보관할 경우 내부 압력 이상으로 분출 위험이 있습니다.
이런 제품들은 세워서 보관이 필수이며,
보통 이런 경우에는 라벨에 세워서 보관하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니혼슈를 보관하실 때에는 자리에 여유가 있다면 가능한 세워서 보관해 주십시오.
올바른 보관 방법만 잘 지켜도 훨씬 오랫동안 좋은 컨디션으로 니혼슈를 즐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니혼슈를 항상 완벽하게 보관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의도치 않게 열화가 진행되어
- 신맛이 강해지거나
- 식초 같은 냄새 혹은 곰팡이 냄새가 나거나
- 맛이 쓰게 변해버리는 등
원래의 맛과 다른 방향으로 변해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혹은 단순히 입맛에 맞지 않아 전부 마시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니혼슈는 일반적인 유통기한이 있는 제품처럼 상해서 반드시 버려야 하는 것이 아니라,
입맛에 맞지 않아 맛있게 즐기기 어려워 결국 버리게 되는 상황이 생기는 것이다 보니,
이럴 때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마시기 어려워진 니혼슈도 버리지 않고 활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요리에 사용하기
요리 레시피를 보다 보면 잡내 제거나 풍미와 감칠맛을 위해
요리용 술이 들어가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이 요리용 술을 니혼슈로 대신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요리용 술에는 약 3%의 소금과 각종 첨가물이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지만,
니혼슈는 쌀, 쌀 누룩, 물로 만들어져 아미노산이 풍부하기 때문에
감칠맛과 향을 더욱 자연스럽게 끌어낼 수 있습니다.
다만 긴죠주나 본양조주는 감칠맛을 더하는 용도로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혹시 긴죠주나 본양조주가 남았을 경우에는 요리용 술로 활용하기보다는
식재료의 잡내 제거 등 재료 손질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또한 니혼슈의 아마구치, 카라구치는 요리용 술로 사용할 때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아마구치 니혼슈를 사용한다고 해서 요리가 과하게 달아지는 것이 아니니
부담 없이 활용하셔도 됩니다.
남은 니혼슈로 활용하기 좋은 레시피 세 가지를 소개합니다.
-
나베(전골)
니혼슈와 육수를 1:1로 섞어 사용하면 감칠맛이 훨씬 깊어지고 풍미가 살아납니다. -
카레
물 대신 니혼슈를 일부 넣어주면 고기가 더 부드러워지고 전체적인 깊이감과 감칠맛이 향상됩니다. 처음에는 물의 절반 정도로 시작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
생선 조림
밑손질부터 양념까지 니혼슈를 활용하면 잡내를 잡아주고 감칠맛은 끌어올려주며 양념도 훨씬 잘 배어듭니다.

밥 지을 때 사용하기
니혼슈는 밥 지을 때 조금만 더해도 더 맛있고 윤기 있는 밥을 만들 수 있습니다.
니혼슈를 넣고 밥을 지으면
- 밥에 윤기가 살아나고
- 더 부드럽고 촉촉하게 완성되며
- 니혼슈에 포함된 당분으로 인해 쌀의 단맛도 한층 더 살아납니다.
니혼슈의 재료도 쌀이다 보니 밥 본연의 맛을 해치지 않고
오히려 풍미를 자연스럽게 끌어올려줍니다.
또한 니혼슈에 포함된 알코올 성분이 쌀의 형태를 유지시켜
밥알이 무너지지 않고 탄탄하게 살아나도록 도와줍니다.
여기에 잡내 제거 효과까지 있어 오래된 쌀로 밥을 지을 때도 효과적입니다.
오래된 쌀로 밥을 지어야 할 때 니혼슈를 조금 넣어주면
오래된 쌀 특유의 냄새와 푸석함을 줄이고 더 부드럽게 완성할 수 있습니다.
밥을 지을 때 넣는 니혼슈는 종류에 상관없이 어떤 니혼슈를 넣어도 무관합니다.
가장 추천되는 것은 준마이슈입니다.
남은 니혼슈로 밥 짓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쌀을 씻고 불린 뒤,
- 취사 전 니혼슈를 추가합니다. (180ml 기준 니혼슈 1~2큰술이 적당)
알코올은 가열하면서 날아가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단, 니혼슈를 너무 많이 넣으면 술 향이 강하게 남을 수 있으니 주의해 주십시오.
참고로 물 대신 니혼슈만으로 밥을 짓는 것도 가능하지만,
단맛이 과해지고 술 향이 강하게 남아 일반적으로는 권장하지 않습니다.

사케팩 만들기
니혼슈는 발효 식품으로 영양가가 매우 높으며,
니혼슈로 만든 감주는 마시는 미용액이라고 불릴 정도입니다.
니혼슈에는 미용에 도움을 주는 성분들이 풍부하게 들어있습니다.
기미의 원인이 되는 멜라닌 생성을 억제하는
코지산, 알부틴, 페룰산 등이 포함되어 있을 뿐 아니라,
피부결을 정돈하는 스핑고지질(글루코실세라마이드)과
비타민, 식이섬유, 아미노산, 엽산, 미네랄, 펩타이드, 레지스턴스 단백질 등
피부 관리에 유익한 성분들이 가득합니다.
투명하고 촉촉한 피부를 원하신다면 남은 니혼슈로 사케팩을 활용해 보시기를 권장합니다.
특히 여름에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아 피부가 빨갛게 탔을 때,
사케팩을 이용하면 피부 데미지 진정 케어에도 도움이 됩니다.
재료는 준마이 계열 니혼슈와 정제수입니다.
양조 알코올, 산화방지제, 조미료 등 첨가물이 들어간 니혼슈는
피부에 강한 자극이 될 수 있으니 가능한 준마이 계열 사용을 권장합니다.
만드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깨끗한 용기에 니혼슈를 담고 정제수를 넣어 희석합니다.
(정제수를 조금 더 많이 넣으면 팩을 하기 편한 농도가 됩니다.) - 시중에 판매되는 마스크팩 시트에 희석한 니혼슈를 충분히 적십니다.
- 팩을 하기 전 세안을 통해 노폐물과 과도한 피지를 깨끗하게 제거합니다.
- 시트를 얼굴에 올리고 약 3분 정도 팩을 붙인 후, 미지근한 물로 씻어냅니다.
사케팩의 냄새가 부담스러우신 분들은 아로마 오일을 더하면
은은한 향기와 아로마 효과를 더할 수 있습니다.
너무 많이 넣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는 꿀을 추가해 보습 효과를 더하거나 두유를 넣어 리프팅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손등 등에 바르고 패치 테스트를 실시해, 피부에 맞는지 체크 후 진행해주세요.

입욕제로 사용하기
니혼슈는 마셨을 때뿐만 아니라 피부에 직접 닿게 해도
혈액순환, 피로 회복, 피부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알코올에 포함된 성분이 혈관을 확장시켜 몸 전체를 빠르게 따뜻하게 만들어주고,
니혼슈 특유의 은은한 향이 수증기와 함께 퍼지며
자율신경을 안정시키고 긴장을 완화시켜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적당한 땀 배출을 도와 대사 활성화와 피부 컨디션 개선,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습니다.
활용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준마이계 니혼슈를 한 컵에서 세 컵 정도 준비합니다.
(처음에는 적은 양부터 시작해서 본인에게 맞는 양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 약 38℃ 정도의 미지근한 온도로 욕조를 채운 뒤 준비한 니혼슈를 넣어 섞습니다.
(너무 뜨거우면 알코올이 빠르게 날아가고 몸에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 10분 이상 천천히 즐깁니다.
주의사항
- 사용한 물은 바로 배출하고 당일 내 욕조를 세척해야 합니다.
- 재가열하여 사용하는 것은 절대 금지입니다.
(니혼슈의 성분이 남아 세균 번식 가능성이 있습니다.)
※ 알코올 알레르기가있는 분은 피부에 맞지 않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술이 약해 금방 취하시는 분들은,
니혼슈를 적게 넣고 테스트 후 자신에게 맞는 양을 조정해 보세요.
불안하신 분들은, 미리 패치 테스트를 실시해 증상이 나오지 않는 것을 확인해 주세요.

오늘 니혼슈의 보관 방법과 남은 니혼슈 활용법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단순히 잘 보관하여 좋은 맛으로 마시는 술을 넘어서
요리나 미용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니혼슈는 매우 다재다능한 존재입니다.
혹시 아깝게 못 마시게 된 니혼슈가 있더라도
이렇게 여러 방면으로 활용해 보시면 아쉬운 마음을 덜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집에 남아 있는 니혼슈가 있다면
오늘 소개해 드린 방법 중 하나로 가볍게 활용해 보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생각보다 훨씬 실용적이고 색다른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