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 효모(蔵付き酵母, 쿠라츠키 코우보)>
우선 창고 효모에 대해
저번 포스팅 보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보겠습니다.
창고 효모란
각 술창고(양조장)에 자연적으로 자생하고 있는 효모를 의미합니다.
오래전부터 양조장 내부에 서식해 온 효모를 뜻하며,
집 효모(家付き酵母, 이에츠키 코우보) 혹은 야생 효모라고도 불립니다.
현대의 니혼슈 양조에서는
대부분의 양조장이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생산을 위해
일본양조협회가 보급하는 협회 효모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창고 효모는
한 양조장에 단 한 종류만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 종류의 효모가 공존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으며,
각 양조장의 효모가 어떤 특성을 지니는지에 대한 연구는
아직까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아 정확한 성격을 파악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양조장에 자연적으로 오래전부터 서식해 온 효모인 만큼
해당 양조장만의 개성과 정체성을 표현하는 데에는
매우 적합한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쌀을 이용한 술의 제조는
미생물의 존재조차 알려지지 않았던 시대부터
이어져 왔습니다.
당연히 오늘날과 같은
인공 효모의 첨가는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누룩이나 용기, 도구 등에 부착된 창고 효모가
자연스럽게 증식하면서
알코올 발효를 담당하였습니다.
중세까지의 니혼슈 제조는
사람들의 경험과 감각에 크게 의존하여 이루어졌고,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최적의 양조 방법을 모색해 왔습니다.
에도 시대에 이르러서는
효모를 배양하는 공정인 주모(酒母) 제조법이
점차 확립되기 시작합니다.
특히 현재까지도 자주 사용되는 키모토 방식에서는
잡균 오염을 억제하면서
우량한 창고 효모를 배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양조장에 서식하는 창고 효모가
항상 양조에 적합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알코올 발효력이 약하거나
과도한 산을 생성하는 등
술 빚기에 부적합한 경우도 많았으며,
이로 인해 발효가 불안정해지고
품질 편차가 발생하거나,
심지어 발효 중 술이 상해버리는
부조(腐造)가 발생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당시 술의 품질은
양조장의 기술뿐만 아니라
창고 효모의 성질에 크게 좌우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저번 게시글에서 언급한 협회 효모가 등장하게 됩니다.
지난주에 소개한 거품 없음 효모 역시
처음부터 연구를 통해 개발된 배양 효모가 아니라,
1963년 시마네현 히카미 청주의 한 양조장에서
거품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발효액이 발견되면서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된 것이었습니다.
즉, 현재 널리 사용되는 거품 없음 효모의 기원 역시
창고 효모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쇼와 30년대(1955~1964년)까지는
협회 효모의 사용이 아직 일반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지역에서
창고 효모에 의존한 양조가 이루어졌으며,
앞서 설명한 부조 또한
빈번하게 발생하였습니다.
이후 쇼와 40년대(1965~1974년)에 들어서면서
협회 효모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고,
효모의 종류 또한 점차 늘어나
목표하는 술의 스타일에 맞춰
효모를 선택하는 단계에 이르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협회 효모는
니혼슈의 안정적인 생산과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으나,
동시에 창고 효모를 사용하는 양조는 점차 감소하게 되었고,
효모의 개성 또한
일정한 기준에 맞춰지는 경향이 강해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소비자 취향이 다양화되면서
술의 스타일 또한
양조장 고유의 개성이 점점 더 요구되고 있습니다.
와인 세계에서 자주 언급되는
테루아르(기후, 토양, 지형 등 환경적 요소)라는 개념 역시
니혼슈에 적용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양조장의 개성과
술 제조의 원점 회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창고 효모가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아키타현 종합식품연구센터에서는
2010년부터 현내 양조장을 대상으로
양조에 적합한 창고 효모의 분리 및 선발을 시작하였고,
2012년부터는
각 양조장 고유의 특징을 구현한
준마이 시리즈를 출시하였습니다.

발효 경과, 성분 분석, 관능 평가를 통해
협회 6호, 901호, 1801호 효모와는 다른
향기 타입의 다양한 효모를 확보하였다고 합니다.
또한 군마현 산업기술센터 연구팀은
츠치다 주조와 공동으로 창고 효모를 연구하여,
효모를 첨가하지 않은 발효액에서 효모를 분리하고
유전체 분석을 진행함으로써
독자성이 높은 신규 효모를 발견하고
이를 안정적인 생산에 활용하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와테현의 크래프트 사케 양조장인
헤이로쿠 양조에서는
국가 중요문화재로 지정된 건물에서 채취한
창고 효모 아카츠키를 배양하여
독자적인 제품을 개발하였습니다.

단 한 주에서 발견된 효모를 활용하여
안정적인 품질의 술 빚기에 성공한 사례입니다.
(주: 효모의 단위는 ‘주’입니다)
이처럼 사케 효모의 차별화를 위해
공공 연구기관뿐만 아니라
민간 차원의 연구와 개발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창고 효모로 빚은 니혼슈는
유일무이한 개성을 지닌 술로 평가받는 경향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최근에는
창고 효모만으로 빚는 무첨가 양조를 선택하는 양조장이나,
자사 양조장의 창고 효모를 직접 분리 및 배양하여
사용하는 양조장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동일본 대지진 당시
쓰나미로 양조장 건물이 유실된 한 양조장이
자사 창고 효모를 연구기관에 보관해 두었던 덕분에
이전한 장소에서도
이전과 동일한 술 빚기를 재개할 수 있었던 사례도 존재합니다.
이러한 일화에서 보듯이
창고 효모는 단순한 미생물이 아니라
양조장의 고유성과
아이덴티티를 상징하는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자체 효모>
협회 효모, 창고 효모 외에도
지자체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효모도 존재합니다.
“오리지널 지역 술을 만들고 싶다”
“지역의 기후나 토양에 맞는 효모를 사용하고 싶다”
라는 목적에서 출발해
각 지자체마다 개성 있는 효모들이 개발되어 왔습니다.
지자체 개발 효모는
각 지역의 특성을 살린 니혼슈를 만들기 위해 활용되고 있으며,
해당 내용은 표로 정리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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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칭 |
도도부현 |
특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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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1 (아키타류 꽃 효모) |
아키타현 |
협회 1501호로 등록된 효모, 사과를 연상 시키는 프루티한 향을 생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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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1 |
시즈오카현 |
달콤하고 부드러운 향을 만들어내는 시즈오카현 오리지널 효모 HD-1을 사용한 니혼슈는 시즈오카 긴죠라고도 불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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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노 C 효모 (알프스 효모, 長野C酵母) |
나가노현 |
나가노현 식품공업시험장이 개발. 나가노 명산인 '델리셔스 사과'를 떠올리게 하는 달콤한 향을 생성하는 효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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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노 D 효모(長野D酵母) |
나가노현 |
향이 풍부하며 높은 긴죠향을 생성하는 성질이 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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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K-1 |
에히메현 |
전국 신주 감평회에서 다수의 금상 수상주를 배출한 효모. 향이 높은 다이긴죠주에 많이 사용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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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츠쿠시마 유메 효모(うつくしま夢酵母) |
후쿠시마현 |
후쿠시마현의 주조 관계자의 '출품주에도 사용할 수 있는 향기력이 높은 효모를 갖고싶다!'는 말로 만들어진 효묘, 특유의 프루티하고 화려한 향기와 마일드한 촉감이 특징인 술을 만들기 쉬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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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ITA 설국 효모(AKITA雪国酵母) |
아키타현 |
니혼슈의 해외 진출을 염두하여 환경에 좌우되지 않고 향기나 풍미를 해치지 않기 위한 효모. 사과와 메론 같은 향기를 끌어냄, 아키타현의 많은 양조장이 사용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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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노 R 효모(長野R酵母) |
나가노현 |
2019년 나가노현에서 개발된 효모, 부풀어 오르는 향기와 사과산에서 오는 신 맛이 특징 |

<꽃 효모>
지자체에서 개발한 효모 외에도
꽃 효모라 불리는 효모가 존재합니다.
꽃 효모는 이름 그대로
꽃의 꿀 등을 포함한 자연계 식물에서 분리한 효모입니다.
이 꽃 효모는
도쿄농업대학의 나카타 히사보 교수가
세계 최초로 개발하였습니다.
처음에는 나데시코 효모에서 시작되었으며,
현재 도쿄농업대학 연구실에는
40종이 넘는 꽃 효모가 보존되어 있습니다.
이 중 16종이 실제 양조에 활용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오랜 기간 연구해 온 벚꽃 효모의 실용화에도
성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꽃 효모라는 명칭 때문에
꽃 향기가 직접적으로 나는 술을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 초기에는
“꽃 향이 나는 것인가요?”,
“술에 꽃이 들어간 것인가요?”
와 같은 질문이 매우 많았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초기에는 이러한 오해를 바로잡는 데에도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꽃 효모라고 해서
꽃 향이 그대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종류에 따라 발효력이나
향과 맛의 성격은 크게 달라집니다.
꽃 효모는 종류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해당 효모들 역시 표로 정리하여 설명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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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모 |
특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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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쿠나게(シャクナゲ) |
바나나 같은 달콤한 향과 묵직한 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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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イチゴ) |
신선한 산미와 깔끔한 여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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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ヒマワリ) |
청량감 있는 상쾌한 풍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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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サクラ) |
풍부하고 우아한 향, 산뜻한 질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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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랭이꽃(ナデシコ) |
과실주 같은 프루티함과 깊은 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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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リンゴ) |
사과 향과 산미, 깊이 있는 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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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네이션(カーネーション) |
부드럽고 산뜻한 인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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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コスモス) |
날카로운 킥이 더해진 풍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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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쭉(ツツジ) |
달콤하면서도 깔끔한 여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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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벨리아(アベリア) |
달콤하고 수분감 있는 향, 좋은 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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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틀레야(カトレア) |
중후한 맛과 우아한 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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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잔화(マリーゴールド) |
고급스러운 향과 깔끔한 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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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고니아(ベゴニア) |
중후함과 프루티함의 조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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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쿨 장미(蔓薔薇) |
인상적인 풍미와 부드러운 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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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미인(月下美人) |
상쾌한 목 넘김과 선명한 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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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초(日々草) |
부드럽고 질리지 않는 맛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