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슈 술 잔의 종류와 재질별 특징

니혼슈 술 잔의 종류와 재질별 특징

Nov 20, 2025SAKEMURA-30 댓글

잔이 달라지면 왜 같은 사케도 맛이 달라질까요?

사람이 맛을 느끼는 방식은 단순히 혀의 감각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잔의 모양, 두께, 재질에 따라 혀에 닿는 위치와 방식이 달라지고,
여기에 더해 향의 확산, 입으로 들어오는 속도, 질감, 목넘김까지 종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같은 사케임에도 잔에 따라 맛이 크게 달라집니다.

아래에서는 사케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잔과 그 특징,
어울리는 사케 스타일을 종류별로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오쵸코(お猪口)

사케에서 가장 자주 사용되는 작은 잔으로,
일본 이자카야에서 돗쿠리와 함께 제공되는 바로 그 잔입니다.
심플한 디자인부터 화려하고 예술적인 디자인까지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원래는 반찬을 담는 그릇이었으나
에도 시대 중기 이후 니혼슈의 품질이 좋아지고 도수가 높아지면서
술잔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예전처럼 큰 잔인 사카즈키에 가득 따라 마시는 방식에서
조금씩 나눠 마시는 문화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혼술 문화가 퍼지면서 작고 적당한 잔이 선호되었다는 이유도 있습니다.

니혼슈는는 도수가 약 15도 전후이기 때문에
큰 잔에 따르면 금방 취할 수 있습니다.
오쵸코는 조금씩 음미하는 데 최적화된 잔으로,
사케의 향과 맛을 천천히 즐기기에 적합합니다.

 

 

시음용 오쵸코인 키키쵸코

흰 바탕과 뱀 눈을 닮은 파란 원(자노메)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 흰 바탕은 색감·맑기·농도 확인용
• 파란 원은 투명도·윤기 확인용

으로 제작된 기능성 시음잔입니다.

 

오쵸코로 즐기기 좋은 사케

• 향이 과하지 않고 균형 잡힌 타입
• 조용히 음미하기 좋은 사케

 

 

 

 

구이노미(ぐい呑み)

오쵸코보다 크고 깊은 잔으로, 여러 모금에 나누어 마시는 형태입니다.
정해진 규격은 없지만,
여러번 나누어 마실 정도의 크기라면 대부분 구이노미 입니다.

꿀꺽꿀꺽(ぐいぐい) 마신다 (呑み, 삼키다)에서 유래된 이름이라고 흔히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기원은 사실 명확하지 않습니다.

크기가 있다보니, 오쵸코와는 다르게 한두번에 털어마시기 어려운 잔이 대부분이고,
입구가 넓어 향이 부드럽게 퍼지기 때문에 상온 사케와 잘 어울립니다.

또, 용량이 넉넉하다 보니
술병에서 바로 따라서 마시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도자기, 유리, 주석, 나무 등 여러 재질로 만들어져
개성 있는 잔을 선호하는 분들께 특히 인기가 많습니다.

 

구이노미로 즐기기 좋은 사케

• 상온에서 맛이 펼쳐지는 준마이 중심의 스타일
• 풍미가 자연스럽게 퍼지는 타입

 

 

 

 

 

사카즈키 (盃)

애니메이션 원피스에서 어린 시절
루피, 에이스, 사보가 의형제가 되기 위해 술 잔을 나누는 장면에서
사용된 빨갛고 넓적한 잔 입니다.

사카즈키는 예로부터 신사 제례나 결혼식 같은 의식에서 사용되는 전통적인 술 잔으로
지금은 의식용 술 잔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원래는 술 뿐아니라 국이나 밥을 담는 그릇으로도 사용되던
다용도 그릇이었습니다.

사용되는 재질도 매우 다양해서
옻칠, 도자기, 금 ,은, 금속, 유리 등 여러 형태가 있습니다.

물론 일상속에서도 쓰이지만 특히
새해첫날이나 일본 전통 결혼식 또는 대회에서 수여되는 기념 사카즈키 처럼
의식, 축하, 격식이 필요한 순간에 많이 사용됩니다.



사카즈키로 즐기기 좋은 사케

• 의식적 상황의 건배용
• 향과 맛이 가벼운 타입

 

 

 

 

 


마스(升)

이자카야에서 잔을 마스 안에 넣고 넘칠 때까지 따르는 모습을 자주 보셨을 것입니다.
마스는 원래 곡물의 양을 재는 계량도구였으나,
‘마스(ます)’라는 발음이
• 복이 늘어난다(福が増す)
• 더욱 번창한다(益々繁盛する)
와 같은 긍정적 의미와 연결되어 길한 술 잔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마스는 크게 나무로 만든 키마스(木升)와
플리스틱 용기에 우레탄 등으로 마감한 누리마스(塗升)가 있습니다.

 

 

키마스(木升)는 히노키·삼나무·모미나무 등 신사 건축에 쓰이던 나무로 제작되어 
결혼식, 새해 등 경사스러운 자리에서 주로 사용됩니다.
키마스의 가장 큰 매력은 나무의 깊은 향과 사케의 향을 동시에 느낄 수 있고,
원목의 종류에 따라 향이 달라지므로 소재를 고르는 재미가 있다는 점 입니다.

 


누리마스(塗升)는 겉은 검고 안쪽은 붉게 칠해진 경우가 많고
화려하고 고급진 외관이 특징 입니다.
키마스보다 습도와 건조에 강하고 관리가 쉬워 가정용으로 적합합니다.

 

 

마스자케 마시는 법

마스를 한 손으로 쥐는 것은 매너에 어긋납니다.

엄지는 가장자리에, 나머지 손가락은 바닥을 받쳐 잡습니다.
(이때, 술이 가득차있으므로 흐르지 않게 주의합니다.)

모서리가 아닌 평평한 면을 입을 대고 마십니다.

 

 

못키리(もっきり) 마시는 법

잔에 입을 대어 먼저 약간 마신 뒤,
잔 안의 술이 줄어들면 마스에 남은 술을 잔으로 옮겨 마시면 됩니다.

 

 

마스로 즐기기 좋은 사케

• 나무 향과 부딪히지 않는 깔끔하고 은은한 스타일

 

 

 

 

 


와인 글라스

2011년부터 일본에서는
<와인 글라스로 맛있는 니혼슈 어워드>가 열릴 만큼,
와인 글라스를 통한 사케 감상이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무색 투명한 글라스 덕분에 사케의 색·맑기·탄산감을 시각적으로 감상할 수 있으며,
입구가 넓어 향을 모으고 확산시키는 능력이 뛰어나
니혼슈의 프루티감을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와인 글라스로 즐기기 좋은 사케

• 향이 중요한 다이긴죠 계열 니혼슈

 

 

<글라스 모양에 따른 추천 니혼슈>


입구가 넓고 안쪽 공간이 풍부한 라펫형 글라스
잔 내부에서 향이 모였다가 퍼지기 때문에
화려한 향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준마이다이긴죠, 긴죠슈 처럼 향이 화려한 사케에 가장 잘어울립니다.





입구가 좁고 길쭉한 스트레이트형 샴페인 글라스
향이 과하게 올라오지 않기 때문에
맛과 향의 균형을 자연스럽게 잡아줍니다.

혼죠조, 나마 계열 같은 가볍고 깔끔한 타입과 잘어울립니다.





둥근 브랜디 글라스
스파이스, 말린 과일 잎 같은 개성적인 향을
넓게 모았다가 부드럽게 펼쳐주는 형태 입니다.

숙성주와 잘어울립니다.





바닥이 넓고 둥글며 입구로 갈수록 좁아지는 부르고뉴 와인잔
입 안에서 풍미가 천천히 퍼지고 층위가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잔 입니다.

준마이, 키모토, 야마하이 등 니혼슈 다운 감칠맛을 가진 타입에 잘어울립니다.






 

 

재질에 따른 니혼슈의 맛 차이

 

유리

투명한 외형 덕분에 니혼슈의 깨끗하고 맑은 이미지와 가장 잘 어울리는 재질.
무맛·무취라서 술 본연의 맛을 전혀 방해하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고,
잔 자체가 투명하기 때문에 니혼슈의 색감,청명함,탄산감 까지
눈으로도 즐길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기무라잔(木村硝子) 브랜드가 글라스로 유명합니다.

 

주석・금속

금속 잔은 열전도율이 높아 온도가 금방 전달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주석(錫)은
물을 정화하는 작용이 있어 술맛이 부드러워진다고 알려져 있어 인기가 높습니다.
또한 녹이 잘 슬지 않고 항균 작용까지 있어
예전부터 다양한 식기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단, 보온력이 강한 편은 아니므로 작은 잔으로 즐기는 것을 추천합니다.

대표적으로 노사쿠(能作) 브랜드가 주석 술잔으로 가장 유명합니다.

 

도자기・자기

니혼슈를 마실 때 가장 익숙하고 클래식한 재질.
도기(토기)는 점토가 원료라서
자연 소재인 쌀과물로 만든 니혼슈와 궁합이 좋습니다.
잔 속에서 술맛을 둥글고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느낌도 있습니다.

자기(도자기)는 반유리질이라
깔끔하고 선명한 맛 표현에 강해,
니혼슈의 구조가 더 또렷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두께감이 있어 감칠맛이 풍부한 니혼슈에 특히 잘 맞습니다.

도기는 온도 유지력이 좋고
자기는 온도가 빠르게 전달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나무

잔 자체에 은은히 배어 있는 나무 향이 가장 큰 매력입니다.
이 향이 술의 거친 냄새를 약간 눌러줘서
마시기 더욱 편안한 느낌으로 변하기도 합니다.

도기처럼 자연 소재라서
입에 닿는 느낌도 부드럽고 따뜻한 감성이 있습니다.






잔 종류

주요 재료

특징

추천 스타일

오쵸코(お猪口)

유리 / 도자기 / 자기 / 나무

⬩ 작고 한 모금씩 마시기 좋음

⬩ 향은 은은하게, 단맛이 더 잘 느껴짐

⬩ 천천히 즐기기 & 혼술에 좋음

가벼운 정통 사케 / 차갑게 마시는 사케 / 데일리 준마이

구이노미(ぐい呑み)

도자기 / 자기 / 유리 / 주석(錫) / 나무

⬩ 오쵸코보다 크고 깊음

⬩ 향이 부드럽게 퍼지고 풍미가 넓게 전달됨

⬩ 상온~미지근에 특히 적합

감칠맛 있는 준마이 / 야마하이·키모토 / 풍미형 사케

사카즈키(盃)

옻칠 / 자기 / 금속

⬩ 얇고 넓은 형태

⬩ 향이 확 열리고 맛은 가볍게 느껴짐

⬩ 의식·전통 행사에서 사용

드라이하고 가벼운 사케 / 향 중심 사케

마스 (升)

나무 / 플라스틱

⬩ 네모난 형태

⬩ 새해의 축하주나 결혼식 같은 경사스러운 자리에서 사용

⬩ 키마스는 나무의 깊은 향을 즐길 수 있음

향이 은은하고 깔끔한 스타일의 사케

와인 글라스

유리

⬩ 향이 가장 잘 퍼짐

⬩ 무맛·무취로 본연의 맛 그대로 전달

⬩ 색·청명함을 시각적으로 감상

라펫형 - 준마이다이긴죠, 긴죠슈처럼 향이 화려한 사케

샴페인 글라스 - 혼죠조, 나마 같은 가볍고 깔끔한 사케

브랜디 글라스 - 숙성주

부르고뉴 와인잔 - 준마이, 키모토, 야마하이 같은 니혼슈 다운 감칠맛을 가진 사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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