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슈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니혼슈의 기본 원료는 쌀, 쌀 누룩, 물입니다.
이 중에서 가장 많이 들어가는 재료는 무엇일까요?
많은 분들이 쌀을 떠올리기 쉽지만, 사실 정답은 물입니다.
니혼슈 한 병의 약 80%는 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양조장에서는 실로 다양한 용도로 물이 사용
당연히 양조장에서 사용하는 모든 물이 술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니혼슈를 만드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물을 통틀어 주조용수(酒造用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이 주조용수는 크게
- 양조용수(醸造用水)
- 병입용수(瓶詰用水)
로 나뉩니다.
또한 각각의 역할에 따라 세부적인 명칭으로 구분됩니다.
<양조용수에 포함>
- 쌀을 씻을 때 사용하는 세미용수(洗米用水)
- 쌀을 불릴 때 사용하는 침지용수(浸漬用水)
- 증미(찐 쌀)·누룩·주모와 함께 니혼슈의 일부가 되는 시코미미즈(仕込み水)
<병입용수에 포함>
- 병을 세척하는 세병용수(洗瓶用水)
- 알코올 도수를 조절하기 위해 사용하는 할수용수(割水用水)
| 구분 | 명칭 | 역할 | 예시 | |
|
주조용 |
양조용수 (酒造用水) |
시코미미즈 (仕込み水) |
술을 빚는 물 | 쌀과 함께 밥솥에 들어가 진짜 밥이 되는 물 |
| 세미용수 (洗米用水) |
쌀을 씻는 물 | 밥 짓기 전, 쌀의 불순물을 씻어내는 물 | ||
| 침지용수 (浸漬用水) |
쌀을 불리는 물 | 밥 짓기 전, 고르게 익을 수 있도록 쌀을 미리 불리는 물 | ||
|
병입용수 |
세병용수 (洗瓶用水) |
병을 씻는 물 | 지어진 밥을 담을 밥그릇을 설거지하는 물 | |
| 할수용수 (割水用水) |
도수 조졀용 물 | 너무 꼬들하게 지어진 밥에 물을 살짝 더해 먹기 좋고 부드러운 식감으로 최종 조절 하는 물 | ||
이해를 돕기 위해 주조를 요리에 비유하여 예시를 함께 제시하였습니다.
구분에 대한 예시를 설명하자면
- 주조용수는 요리를 할 때 사용하는 모든 물
- 양조용수는 조리에 직접 사용하는 물
- 병입용수는 세척 및 마무리 등 부가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물
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니혼슈 주조에는 이처럼 다양한 물이 사용됩니다.
생각보다 종류도 많고 역할도 세세하게 나뉩니다.
이 중에서도 니혼슈의 맛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인 시코미미즈는
니혼슈의 성분에 직접 녹아드는 물인 만큼,
쌀과 누룩만큼이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조금 더 설명드리겠습니다.

물의 성질이 술 맛을 바꾼다
니혼슈에 들어가는 시코미미즈의 성질에 따라
술의 맛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습니까?
니혼슈의 상품 설명을 읽다 보면
"어디어디산 연수를 사용한~" 또는 "경수에서 오는 풍부한 미네랄감~"
과 같은 표현을 자주 접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연수(軟水)와 경수(硬水)가 바로
시코미미즈의 성질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이 성질은 어떤 기준으로 나뉠까요?
바로 물 속에 포함된 미네랄 성분(칼슘, 마그네슘)의 함량입니다.
이 미네랄 함량에 따라 경도라는 수치로 물의 성질이 구분됩니다.
WHO(세계 보건 기관)의 수질 가이드라인에서는 아래 표와 같은 기준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 구분 | 칼슘/마그네슘 함유량 | |
| 연수(軟水) | 연수 | 0~60mg/L 미만 |
| 경수(硬水) | 중경수 | 60~120mg/L 미만 |
| 경수 | 120~180mg/L 미만 | |
| 매우경수 | 180mg/L 이상 | |
(일본의 물은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대부분 50~60mg/L 수준의 연수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제 기본 개념을 정리하였으니,
연수와 경수의 특징에 대해 보다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경수(硬水)
미네랄이 풍부하게 포함된 경수로 니혼슈를 만들면 전체적으로 맛의 윤곽이 또렷해지고,
깔끔하면서도 힘 있는 구조가 도드라집니다.
이러한 특징 덕분에 확실한 존재감을 지닌 카라구치 스타일로 완성되기 쉬우며,
균형 면에서는 깨끗한 산미가 비교적 선명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또한 경수를 사용한 양조는 연수에 비해 발효가 활발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양조 실패가 적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경수로 빚어진 니혼슈는
전통적인 클래식 타입이 상대적으로 많으며, 남주(男酒)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효고현 나다(灘) 지역의 양조를 책임지는 미야미즈(宮水)가 이 경수에 해당합니다.
미야미즈는 에도 시대부터 뛰어난 수질로 유명하여
각지의 양조가들이 앞다투어 구해 사용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연수(軟水)
미네랄 함유량이 적은 연수로 니혼슈를 만들면
물 그 자체처럼 부드러운 스타일로 완성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발효도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가볍고 섬세하면서도
깨끗한 인상의 술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산미는 비교적 온화하고 질감은 담백하게 이어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모던 계통의 니혼슈에서는 연수를 많이 사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특징 덕분에 연수로 빚어진 니혼슈는 여주(女酒)라고 불립니다.
대표적으로 교토 후시미 지역의 양조에 사용되는 고코스이(御香水)가 이 연수에 해당합니다.
특히 고코스이는 단맛이 느껴질 정도로 부드러운 것으로 유명합니다.

오늘 내용을 기억해 두셨다가 마음에 드는 니혼슈를 발견하셨을 때,
단순히 맛있다는 감상에서 나아가
그 술이 만들어진 지역의 물까지 함께 살펴보시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하나씩 알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의 취향이 점점 또렷해지고,
나중에는 "이 지역 술이 좋다"와 같은 자신만의 기준도 자연스럽게 생기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