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바뀌면 자연의 풍경도, 음식도 조금씩 달라집니다.
사실 니혼슈에도 해당 계절에만 만날 수 있는 제철 사케가 있다는 것을 알고 계셨나요?
니혼슈는 기본적으로 일 년 내내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술이지만
숙성 정도가 계절마다 달라지기 때문에 그 시기에만 맛볼 수 있는 계절 한정 니혼슈가 존재합니다.
그래서 많은 양조장에서는 계절마다 다양한 시즌 사케를 출시하고 있습니다.
가을에는 부드럽고 깊게 숙성된 맛의 히야오로시(ひやおろし)가 등장합니다.
겨울에는 갓 짜낸 신선함이 매력적인 신주(新酒)가 출시됩니다.
그리고 봄이 찾아오는 이 시기에는 상큼하고 화사한 맛이 특징인 하루자케(春酒)가 등장합니다.
이처럼 니혼슈에도 사계절이 있기 때문에
니혼슈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일 년 내내 기다려지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하루자케(春酒)는 말 그대로 봄 술을 의미합니다.
보통 계절에 맞춰 3월부터 5월 사이에 출시되지만
요즘은 시즌 상품을 조금 더 앞당겨 출시하는 흐름이 있어
실제로는 2월부터 4월 사이에 하루자케가 출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루자케는 봄처럼 신선하고 산뜻한 스타일의 술이 많은 것이 특징입니다.
또한 알코올 도수가 비교적 낮은 타입이 많아 부드럽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하루자케라는 공식적인 통일 명칭은 없기 때문에
양조장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출시되고 있습니다.
보통은 제품명이나 라벨에
- 하루(春)
- 모모(もも)
- 사쿠라(桜)
- 하나(花)
와 같이 봄을 연상시키는 단어가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이름만 보더라도 봄 술이라는 것을 쉽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꼭 제품명이나 라벨에 봄을 연상시키는 키워드가 없더라도
라벨 디자인을 보면 알 수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핑크색 라벨이나 벚꽃 디자인, 봄 풍경 디자인 등
보기만 해도 봄을 떠올리게 하는 라벨을 사용하는 하루자케도 존재합니다.
대부분의 하루자케는
부드러운 첫 맛, 가볍고 경쾌한 질감, 은은한 단맛, 화사한 향을 가진
프레시하고 경쾌한 타입이 많습니다.
뿐만 아니라 봄 시즌에는우스니고리(うすにごり)나 오리가라미(おりがらみ) 같은
니고리 타입도 많이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는 겨울에 양조된 신주가 봄에 출시되는 시기와 맞물리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주를 짜낸 뒤 여과를 거치지 않고
그대로 병입하여 오리(滓)가 섞여 있는
우스니고리 같은 스타일이 자연스럽게 많이 등장하게 됩니다.
하루자케로 나오는 니고리자케는 니고리 타입임에도 불구하고
프레시하고 가벼운 스타일로 출시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특징입니다.
물론 모든 하루자케가 가벼운 스타일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알코올 도수 17도 이상의 묵직한 스타일이나
단맛과 감칠맛이 강해 마시는 만족감이 큰 타입의 하루자케도 존재합니다.
이외에도 일부 하루자케 중에서는 벚꽃 효모(桜酵母)를 사용해 빚은
니혼슈도 있어 꽃 효모 특유의 우아한 향과 산뜻한 마무리를 즐길 수 있습니다.

좋은 술도 중요하지만 그 술에 어울리는 안주를 고르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하루자케와 특히 잘 어울리는 안주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보통 제철 술은 제철 식재료와 가장 잘 어울린다고 합니다.
봄에 출시되는 하루자케 역시 봄 제철 식재료와 궁합이 좋은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부터 하루자케와 함께 즐기기 좋은 봄 제철 안주를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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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락 술찜
봄 제철 식재료 하면 바지락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바지락을 이용한 바지락 술찜은 하루자케와 좋은 궁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안주입니다.
바지락에서 나오는 진한 감칠맛과 바다 향이 프레시하고 가벼운 하루자케와 어우러지면서 술의 풍미를 더욱 부드럽고 풍성하게 만들어 줍니다.
특히 바지락 술찜에 버터를 살짝 더하면 밀키하고 부드러운 풍미가 더해지는데 이 풍미가 하루자케의 산뜻한 맛과 잘 어울립니다.
또 하나의 팁으로 술찜을 먹고 남은 국물에 삶은 파스타 면을 넣어 중불에서 살짝 졸이면 바지락의 감칠맛이 농축된 바지락 파스타까지 즐길 수 있습니다.
안주 하나로 두 가지 요리를 즐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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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동 된장 무침
봄이 되면 봄동, 냉이, 달래 같은 봄 채소들이 제철을 맞이합니다.
그중에서도 봄동으로 만든 봄동 된장 무침은 하루자케와 특히 잘 어울리는 안주입니다.
봄동 특유의 아삭한 달큰함과 살짝 쌉쌀한 맛, 그리고 된장의 고소한 감칠맛이 더해지면서 산뜻하고 가벼운 하루자케의 풍미를 더욱 돋보이게 합니다.
특히 하루자케는 프레시하고 가벼운 스타일이 많기 때문에 이처럼 맛이 너무 강하지 않은 담백한 요리와 궁합이 좋은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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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류
사실 하루자케는 식사 안주뿐만 아니라 디저트와도 잘 어울리는 술입니다.
예를 들어 딸기나 바닐라 아이스크림 같은 디저트와도 좋은 궁합을 보여줍니다.
특히 프루티한 향을 가진 하루자케라면 딸기의 상큼함이나 아이스크림의 부드러운 단맛과 어우러지면서 가볍고 달콤한 궁합을 보여줍니다.
이외에 하루자케와 어울리는 음식 스타일
전체적으로 하루자케와 잘 어울리는 음식은 약간의 쌉쌀함이 있는 봄 채소 요리, 크림이나 버터가 들어간 부드러운 요리, 맛이 너무 강하지 않은 담백한 음식, 가벼운 디저트 같은 스타일이 많습니다.

따뜻해지는 날씨와 함께 등장하는 하루자케는
프레시하고 산뜻한 맛, 화사한 향, 가벼운 질감까지
마치 봄의 분위기를 그대로 담아낸 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봄을 떠올리게 하는 예쁜 라벨 디자인이나 가볍고 경쾌하고 다양한 스타일이 많아
평소에 니혼슈가 어렵게 느껴지던 분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술입니다.
다가오는 벚꽃 시즌에는 제철 하루자케 한 병과 함께
봄의 향기와 풍경을 천천히 즐겨보는 시간을 가져보시는건 어떨까요?
잠시 멈춰 서서 계절이 주는 작은 여유를 느껴보는 시간이
올해 봄을 더욱 특별한 기억으로 만들어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