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니혼슈의 기본 원료는 알려진 바와 같이 쌀, 쌀누룩, 물 세 가지입니다.
그러나 실제 양조 현장에서는 이 세 가지 외에도 생각보다 다양한 원료와 자재가 사용됩니다.
그 모든 것을 라벨에 기재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용했다면 라벨에 반드시 표시해야 하는 것이 있고,
반대로 사용하더라도 표시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있습니다.
굳이 이런 내용까지 알아야 하는지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성분이 왜 들어가는지 알고 나면,
라벨에 적힌 원재료는 단순한 글자가 아니라
그 술이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졌는지를 알려주는 단서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양조 알코올은 왜 넣는지, 효소제나 활성탄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또 어떤 것은 왜 라벨에 기재되고 어떤 것은 기재되지 않는지까지 알고 나면
술마다 다른 제조 방식과 특징을 보다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니혼슈에 사용되는 원료와 자재 중
라벨에 반드시 표시해야 하는 첨가물과 생략이 가능한 첨가물 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라벨에 반드시 기재해야 하는 첨가물 세 가지
사용 시 표시 의무가 있는 첨가물은 크게 양조 알코올, 당류, 산미료 세 가지입니다.
(그 밖에 아미노산염 등도 사용될 수 있으나 흔히 볼 수 있는 사례는 아닙니다.)
니혼슈 뒷면 라벨에서 이 단어들이 기재된 것을 간혹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세 가지는 단순히 맛을 조절하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준마이다이긴죠·혼죠조·다이긴죠 같은 특정명칭과도 직접적인 관계가 있습니다.
우선 세 가지 첨가물이 각각 어떤 역할을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
당류(糖類)란?
당류는 단맛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사용합니다. 주로 포도당과 물엿이 쓰이며, 옥수수 전분 등을 효소로 당화하여 정제한 것입니다. -
산미료(酸味料)란?
니혼슈의 산미는 원래 발효 과정에서 생기는 유기산(젖산, 숙신산, 시트르산, 말산)에서 비롯됩니다. 산미료는 이를 첨가물로 따로 더하여 신맛을 조정하는 것입니다. -
양조 알코올(醸造アルコール)이란?
양조 알코올은 사탕수수 당밀 등으로 만든 증류주 계열의 순도 높은 알코올입니다. 갑류소주와 비슷한 방식으로 만들며, 캔 츄하이(쇼츄 하이볼)의 베이스와 같은 종류로 이해하시면 쉽습니다.
화학 합성한 것이 아닌지 우려하는 분도 계시지만 이는 오해입니다. 양조 알코올은 합성이 아니라 당질이나 전분질을 발효·증류하여 만든 알코올입니다.
양조 알코올을 넣는 대표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향을 살려줍니다. (향 성분이 술 쪽으로 잘 이동합니다.)
- 끝맛을 깔끔하게 해줍니다. (키레가 좋아집니다.)
- 보존성을 높여줍니다. (변질의 원인이 되는 균의 증식을 억제합니다.)
※ 참고로 양조 알코올, 당류, 산미료는 모두 양조 전에 세무서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맛이 부족하여 나중에 급하게 넣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계획하고 만드는 방식입니다.

양조 알코올이 가장 자주 쓰이는 경우
위의 세 가지 첨가물 중 가장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양조 알코올입니다.
실제로 니혼슈 라벨에서도 비교적 자주 볼 수 있는 첨가물이므로,
지금부터는 양조 알코올에 조금 더 집중하여 알아보겠습니다.
양조 알코올이 가장 자주 쓰이는 경우는 긴죠 계열의 술을 빚을 때입니다.
그리고 양조 알코올의 첨가 여부에 따라 앞서 말씀드린 특정명칭도 달라집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가장 간단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양조 알코올을 첨가한 술은 이름에 준마이(純米)를 붙일 수 없습니다.
- 당류나 산미료를 첨가한 술은 특정명칭 자체를 쓸 수 없으며,
- 보통주(普通酒) = 특정명칭외(特定名称外)로 분류됩니다.
특정명칭주는 아무 니혼슈에나 붙일 수 있는 이름이 아니라,
사용하는 원료와 정미율, 제조 방식 등 정해진 기준을 충족해야만
사용할 수 있는 명칭이기 때문입니다.
즉, 라벨에 준마이긴죠, 다이긴죠, 혼죠조 같은 이름이 적혀 있다면
그 술은 각각의 명칭에 정해진 조건을 충족했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특정명칭주는 어떤 기준으로 나뉠까요?
특정명칭주는 크게 보면 쌀과 쌀누룩만으로 빚었는지,
아니면 허용된 범위 내에서 양조 알코올을 사용했는지에 따라 먼저 나뉩니다.
여기에 정미율과 제조 방법 등의 조건이 더해지면서
[준마이, 토쿠베츠준마이, 준마이긴죠, 준마이다이긴죠, 혼죠조, 토쿠베츠 혼죠조, 긴죠, 다이긴죠]
로 구분됩니다.
또한 특정명칭주에서 양조 알코올을 사용하는 경우에도
임의로 많은 양을 넣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양조 알코올의 사용량은 백미 중량의 10% 이하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반면 보통주는 특정명칭주와 달리
이러한 특정명칭의 원료·정미율 등의 기준을 충족하지 않아도 제조할 수 있습니다.

※ 양조 알코올에 대한 오해
준마이다이긴죠(純米大吟醸) 계열이
다이긴죠(大吟醸) 계열보다 더 좋은 술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많을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어느 쪽이 더 좋고 어느 쪽이 더 아래라고 정해져 있지는 않습니다.
다이긴죠에는 양조 알코올이 들어가기 때문에,
이를 사용하지 않는 준마이다이긴죠가 상위 등급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보면 다이긴죠 계열의 술은 현재와 같은
특정명칭 표시제도가 만들어지기 전부터 존재했습니다.
실제로 1958년에는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다이긴죠 계열의 상품이
이미 출시되고 있었을 만큼, 다이긴죠 계열의 양조와 상품화는 꽤 오래전부터 이루어져 왔습니다.
반면 지금처럼 준마이·긴죠·다이긴죠 등을
일정한 기준에 따라 표시하는 청주의 제법품질표시기준은
1989년에 제정되어 1990년 4월부터 적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준마이다이긴죠 계열과 다이긴죠 계열의 차이는 다음과 같습니다.
-
다이긴죠(大吟醸)
쌀·쌀누룩과 함께 양조 알코올을 사용합니다.
향을 끌어내고 뒷맛을 가볍고 깔끔하게 표현하는 스타일이 많이 보입니다. -
준마이다이긴죠(純米大吟醸)
양조 알코올을 사용하지 않고 쌀과 쌀누룩으로만 양조합니다.
쌀에서 오는 풍미와 감칠맛을 함께 살리는 스타일이 많이 보입니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경향이며,
실제 맛은 사용하는 쌀과 효모, 물, 양조 방식, 숙성 방법,
그리고 양조장이 어떤 술을 만들고자 했는지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여기서 중요한 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니혼슈에서 양조 알코올은 단순히 술의 양을 늘리기 위해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향을 끌어내고 맛을 깔끔하게 정돈하며 전체적인 밸런스를 섬세하게 조절하는
중요한 양조 기술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양조장의 기술력을 집중하여 만드는 최고급 제품이나
품평회 출품주에서도 양조 알코올을 사용한 다이긴죠 계열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전국신주감평회에서도 전통적으로
양조 알코올을 사용한 출품주가 높은 비중을 차지해 왔을 만큼,
양조 알코올의 활용은 화려한 향과 깨끗한 맛, 섬세한 밸런스를 표현하기 위한
중요한 양조 기술 중 하나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대회 출품주의 약 78%, 입상 및 금상 수상작의 약 90% 이상이
준마이다이긴죠가 아닌 일반 '다이긴죠(알코올 첨가주)'일 정도로 다이긴죠의 비중이 큽니다.)
즉, 양조 알코올이 들어갔다는 이유만으로
쌀과 쌀누룩만을 사용하는 준마이 계열보다 아래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양조 알코올을 사용하지 않았으니 준마이다이긴죠가 더 좋은 술이다'라는 것은
올바른 이해가 아닙니다.
준마이다이긴죠와 다이긴죠의 차이는
누가 더 위이고 아래인지를 나타내는 등급의 우열이라기보다,
사용하는 원료와 표현하고자 하는 맛의 방향이 다른 것으로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 표시 의무는 없지만 첨가물로 오해받기 쉬운 것 2가지
니혼슈 양조에 사용되는 원료나 자재 중에는 사용하더라도
라벨에 표시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있습니다.
표시 의무가 없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 원료의 일부로 보지 않는다고 주세법에서 정해둔 경우
- 여과 등으로 제품에 남지 않아 가공조제(加工助剤)로 취급되는 경우
이 두 가지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것이 효소제(원료의 일부 아님)와 활성탄(가공조제)입니다.
둘 다 실제 양조 과정에서 사용되지만 라벨에 기재되지 않기 때문에
숨겨진 첨가물로 오해받을 수 있습니다.
두 가지가 각각 어떤 역할을 하는지 살펴보고 그 오해를 풀어보겠습니다.
효소제(酵素剤)
쌀의 전분을 당으로 바꾸려면 효소가 필요하며, 니혼슈에서는 기본적으로 누룩이 그 역할을 합니다.
효소제는 누룩이 만들어내는 효소의 일부를 보충하기 위해 사용하는 양조 자재입니다.
효소제 역시 누룩곰팡이 같은 미생물이 만들어낸 효소를 추출·정제한 것으로,
쌀의 전분을 당으로 분해한다는 점에서 누룩이 하는 역할과 뿌리가 같습니다.
효소제를 사용하는 대표적인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 누룩마다 달라질 수 있는 효소 작용을 보완하여 품질을 안정시키기 위해
- 양조 작업을 보다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저렴하게 만들려고 쓰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들 수 있으나,
단순히 누룩을 효소제로 대체한다고 해서 반드시 비용이 저렴해지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또한 효소제는 임의로 많이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사용량은 원료 쌀 총중량의 1,000분의 1 이하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활성탄(活性炭)
활성탄은 목재·야자껍질 등 탄소질 원료를 처리하여 미세한 기공을 발달시킨 흡착재입니다.
쉽게 숯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물론 일반 숯보다 흡착력이 훨씬 뛰어납니다.)
미세한 구멍이 많아 여러 성분을 흡착하는 성질이 있습니다.
활성탄을 쓰는 목적은 다음과 같습니다.
- 술의 색을 옅고 맑게 정돈하기 위해 (저장·숙성 중 생긴 착색 성분을 흡착)
- 이취 제거 (고무 냄새, 곰팡이 냄새 등)잡미 제거
- 저장 안정성 향상
- 부패·변질된 술의 교정
- 경우에 따라 화락균 등에 의한 품질 저하를 막는 데 도움
[주의] 단,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향 성분까지 함께 흡착하기 때문에 긴죠향(吟醸香)이 약해질 수 있으며,
너무 많이 사용하면 탄 냄새가 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활성탄은 여과 과정에서 제거되는 가공조제로 사용되기 때문에 표시 의무가 없습니다.
(참고로 일본주도, 산도, 아미노산도 같은 수치는 활성탄 처리로 거의 변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니혼슈는 기본적으로 쌀, 쌀누룩, 물로 만들어지지만,
실제로는 생각보다 다양한 원료와 양조 자재가 사용된다는 점을 확인하였습니다.
니혼슈가 탄생한 이후 지금에 이르기까지 양조 현장에서는
더 맛있고 안정적인 술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기술이 발전해 왔습니다.
표시 의무가 없는 첨가물이나 자재를 사용하지 않고도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맛있는 술을 만들어내는 양조장도 대단하며,
반대로 더 좋은 맛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양조장 역시 각자의 방식으로 충분히 의미 있는 술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떤 원료를 넣었는지, 넣지 않았는지만으로 술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 한 병의 맛을 만들기 위해 어떤 철학과 기술, 노력이 담겼는지를 함께 살펴보는 것입니다.
이번 포스팅을 통해 니혼슈에 사용되는 첨가물과 양조 자재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하고,
앞으로 라벨을 볼 때도 한 번 더 살펴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과정이 취향에 맞는 한 병을 보다 즐겁고 신중하게 고르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