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신주감평회(全国新酒鑑評会)란?
신주감평회는 술을 감정하고 평가하는 대회라는 뜻으로,
공적 기관이 주최하여 그해 새롭게 빚은 신주의 품질을 조사하고 연구하여
주조 기술의 현황과 과정을 명확히 밝히고 품질 향상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열립니다.
(최근에는 니혼슈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것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감평회의 금상·입상은 단순히 그 술 자체에 주어지는 상이라기보다,
그 술을 만든 양조장(출품자)의 기술력에 대해 주어지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현재 신주감평회라는 이름으로 열리는 대회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독립행정법인 주류종합연구소와 일본주조조합중앙회가 공동 주최하는
전국신주감평회입니다.
두 번째는 홋카이도부터 구마모토까지 전국 11개 국세국 관할 지역별로 열리는
각 국세국 신주감평회입니다.
참고로 오키나와에서는 국세사무소가 아와모리를 대상으로 한 감평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비교적 최근부터 시작되었을 것으로 생각될 수 있으나,
전국신주감평회는 역사가 상당히 긴 대회입니다.
메이지 시대의 일본에서는 주세(酒税)가 국가 재정의 큰 축을 차지하였습니다.
국가 재정의 주요 재원이었던 만큼 정부에서 주조업을 장려하였고,
좋은 술을 만들어 소비량을 늘리기 위해
1904년 국가 차원의 양조 연구 기관인 국립양조시험장이 설립되었습니다.
이후 1907년에는 전국 단위의 청주 품평회가 시작되면서
각 지역에서도 술의 품질을 평가하는 행사들이 하나둘 열리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1911년, 현재 전국신주감평회의 시초가 된
제1회 전국감평회가 양조시험소 주최로 열렸습니다.
가을에 열리며 산업 진흥(판매 촉진)의 성격이 강했던 품평회와 달리,
전국감평회는 새로 빚은 술의 품질을 조사하고 양조 기술을 발전시키는 데 더 큰 목적을
두고 매년 5월에 열리는 감평회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품평회의 경우에는 수상도 출품자의 기술력보다는
상품 자체에 상을 주는 성격이 더 강했다고 합니다.)
일본양조협회가 개최하던 청주 품평회는 1950년을 끝으로 막을 내렸으나,
신주감평회는 계속 이어져 현재까지도 전국 규모로 개최되는 감평회로 남아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 가장 궁금해하실 만한 부분, 출품주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전국신주감평회의 출품 자격부터 살펴보면
청주 제조 면허를 가진 양조장만 출품할 수 있으며,
조건을 충족한 시설(술창고) 단위로 참가가 가능합니다.
출품하는 술 규정도 정해져 있습니다. 청주 제법품질표시기준상
긴죠슈(吟醸酒)의 원주(原酒)이면서 산도 0.8 이상인 술 1점만 낼 수 있습니다.
해당 주조연도 안에 만들어진 술이어야 합니다.
여러 양조장이 공동 제조한 청주도 조건만 맞으면 출품이 인정된다고 합니다.
즉, 아무 술이나 편하게 내는 것이 아니라 각 양조장이
그 해에 만든 술 중에서도 가장 자신 있는 긴죠슈 한 병을 대표로 골라서 내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많은 양조장에서는 자격에 맞는 일반 시판주를 그대로 출품하기보다,
처음부터 감평회 출품을 목표로 세밀하게 설계한 술을 따로 빚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일반 시판주를 출품하는 양조장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출품주는 원료 선별부터 소량으로 정성 들인 양조까지,
그 양조장 기술의 정수가 담긴 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전국신주감평회의 심사는 예심과 결심 두 단계로 나누어 진행됩니다.
예심에서는 향·맛 각각 여러 세부 항목을 놓고 향미의 품질과 특징을 살펴본 뒤,
매우 훌륭함부터 단점 있음까지 5단계로 종합 평가하며,
여기서 좋은 평가를 받은 술이 입상이 됩니다.
결심에서는 향미의 조화와 특징을 긴죠슈다운 품격과 음용 특성 관점에서
3단계(특히 양호/양호/그 외)로 다시 평가하며,
여기서 특히 우수하다고 인정된 술만 최종 금상을 받습니다.
심사위원도 양조장의 토우지(杜氏)나 조합 대표뿐 아니라,
주류종합연구소 연구원이나
각 지역 산업기술센터의 양조기술 담당자, 국세국·국세청의 감정관 등
니혼슈 전문가들로 구성됩니다.
심사 결과는 입상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출품 양조장에 상세하게 피드백되기 때문에,
상을 받지 못하였더라도 그 해 술의 객관적인 평가를 확인하고
다음 해 양조에 참고할 수 있다고 합니다.
양조장 입장에서는 수상 여부를 떠나 출품하고 평가받는 과정 자체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는 셈입니다.

가끔 상품 설명에서 볼 수 있는 SAKE COMPETITION과 전국신주감평회가
같은 대회라고 생각하실 수 있으나,
SAKE COMPETITION은 양조 기술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전국신주감평회와 달리,
브랜드나 가격에 관계없이 소비자가 실제로 구매할 수 있는 술 중에서
맛있는 시판주를 찾는 대회입니다.
출품 대상도 현재 판매 중인 니혼슈로 제한되며,
브랜드와 상품명을 가린 완전 블라인드 방식으로 심사가 진행된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전국신주감평회가 끝난 뒤에는 매년 큰 니혼슈 축제인
공개 키키자케카이(公開きき酒会), 니혼슈페어(日本酒フェア)와 같은 행사가 열립니다.
이 행사들에서 일반 니혼슈 팬들도 입상주를 포함한 전국의 술을 직접 맛볼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시중에 판매되는 출품주를 구입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과거에는 감평회에 출품한 술이 그대로 일반 판매되는 경우가 매우 드물었으나,
최근에는 실제 출품주와 동일한 모로미와 제법으로 만든 술이나
같은 모로미에서 압착 방식만 달리한 술 등이
감평회 출품주 또는 금상 수상주라는 제품명으로 판매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