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라비토들의 스케쥴과 주조 기간 중 금지되는 음식

쿠라비토들의 스케쥴과 주조 기간 중 금지되는 음식

2026/09/04 SAKEMURA-3 0 댓글

니혼슈는 지금도 많은 양조장에서 겨울을 중심으로 빚고 있습니다.

특히 전통적인 칸즈쿠리(寒造り) 방식을 이어가는 양조장의 경우,
기온이 낮아지는 늦가을부터 초봄까지가 본격적인 주조 시즌이 됩니다.

(칸즈쿠리란 : 한겨울의 추운 시기에 술을 빚는 방식을 뜻합니다. 실제 양조 시즌은 양조장에 따라 조금 더 길게 이어지기도 합니다.)

양조장마다 차이는 있지만 보통 11월~3월 사이가 가장 바쁜 시기가 되는 경우가 많으며,
이 시기는 1년 중에서도 체력적으로 가장 힘든 때입니다.

그렇다면 왜 하필 이렇게 추운 시기에 몰아서 술을 빚는 것일까요?

니혼슈는 그 자체가 예민한 술인 만큼 발효 과정에서의 온도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기온이 낮아야 잡균 번식을 억제하면서 발효를 천천히, 섬세하게 진행시키기 좋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로부터 기온이 낮고 발효 관리가 수월한 겨울을 중심으로 니혼슈를 빚어온 것입니다.

다만 요즘에는 반드시 겨울만 기다려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최신식 냉방 설비와 온도 조절 장치 등을 활용해
계절과 관계없이 안정적인 양조 환경을 만들 수 있게 되었고,
그 덕분에 사계절 내내 니혼슈를 빚는 사계양조(四季醸造)를 하는 양조장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쿠라비토의 하루는 매우 이르게 시작됩니다.
새벽 5시~6시대 출근이 흔하며, 더 일찍 시작하는 곳도 있습니다.

※ 다만 양조장마다 작업 방식이나 설비가 다르기 때문에, 지금부터 소개하는 일정은 대표적인 예시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쿠라비토들이 새벽에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누룩방(麹室)으로 직행하는 것입니다.
그날 완성된 누룩을 꺼내고, 다음 누룩 작업을 이어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다음 물과 전날 만든 누룩을 섞어 물누룩을 준비하고,
쌀을 씻고 불려둔 것을 시루에 앉혀 불을 지피는 작업이 이어집니다.

아침 7~8시쯤 쌀이 다 쪄지면,
뜨거운 증미를 용도에 맞는 온도로 식히는 방랭 작업이 진행됩니다.
누룩용 증미는 약 40℃ 전후의 상태로 누룩방에 들이고,
담금에 사용하는 카케마이는 약 15℃ 전후까지 식히는 등
용도에 따라 실제 목표 온도가 다릅니다.

이 방랭 작업이 끝나면 아침 식사를 하고,
다시 세척·소독·정리 등의 작업이 오전 내내 이어집니다.

점심 이후에는 쌀 씻기(洗米)나 다음 날 쓸 재료 준비, 도구 정리, 모로미 젓기 작업 등이
오후 작업으로 이어지며, 보통 저녁 5~6시경 하루 작업이 마무리됩니다.

다만 다이긴죠처럼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술을 빚을 때는,
밤에도 2시간마다 일어나서 누룩 상태나 술덧을 확인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누룩과 미생물의 시간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밤잠을 줄여가며 작업하는 날도 생기는 것입니다.

※ 안전을 위해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한밤중에 모로미 탱크를 직접 확인하러 가는 작업은 피한다고 합니다.

 

05:00~06:00 출근 — 코우지무로에서 완성된 누룩 꺼내기

06:00~07:00 주조 준비 — 미즈코우지 준비, 증미 작업 시작

07:00~08:00 증미·방랭 작업 — 찐 쌀을 용도에 맞는 온도까지 식히기

08:00 전후 아침 식사 — 새벽 작업을 마친 뒤 잠시 휴식

08:30~12:00 오전 작업 — 시코미, 모로미 관리, 세척·소독 등 진행

12:00 전후 점심 식사 — 오전 작업을 마친 뒤 잠시 휴식

13:00~17:00 오후 작업 — 세미·침지, 다음 날 준비, 도구 정리, 모로미 관리

17:00~18:00 작업 마무리 — 청소·정리 후 하루 업무 종료

+

다이긴죠 주조 시 야간 관리(필요 시) — 코우지나 모로미 상태에 따라 밤에도 수시로 확인

※ 양조장마다 시간과 작업 순서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큰 이유 중 하나는 기온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전에 방랭 작업에 들어가기 위해서입니다.
겨울이라 해도 아침 8시쯤부터는 기온이 조금씩 올라가기 시작하는데,
그 전에 증미를 식히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두려면
자연스럽게 새벽부터 준비해야 하는 구조가 나오는 것입니다.

그리고 누룩은 만들기 시작한 뒤 약 40~50시간에 걸쳐 완성되기 때문에,
사람이 원하는 시간에 맞추기보다는 누룩과 효모의 시계에 맞춰 움직일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요즘은 원격 온도계로 스마트폰에서 누룩·술덧 온도를 확인하거나
자동 제국기·자동 압착기 같은 설비를 도입해서
새벽 작업 부담을 줄이는 양조장도 늘고 있다고 합니다.

 

 

 

 

 

 

 

주조 기간 중 낫또의 섭취는 금지됩니다.
대체 왜 낫또를 먹으면 안 되는 것일까요.

낫또에 들어있는 낫또균은 고초균(枯草菌, Bacillus subtilis)의 일종으로,
번식력이 매우 강한 균입니다.

이 균이 코우지무로에 들어가 코우지에 섞이게 되면,
강하게 증식하면서 코우지균의 정상적인 번식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심한 경우에는 코우지가 끈적이는 스베리코우지(すべり麹) 같은 오염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 스베리(すべり/미끄러지다) + 코우지(麹/누룩). 정상적인 코우지와 달리 표면이 미끄럽고 끈적해지는 현상으로, 향이 망가지고 발효가 불안정해질 위험이 있어 니혼슈 주조에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낫또균은 아포를 형성해서 열이나 건조에도 비교적 강한 편이라,
한 번 양조장 안으로 들어오면 제거하기도 까다로운 균입니다.

사람 손이나 옷 등에 눈에 보이지 않는 수준으로 묻어서
옮겨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특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게다가 코우지무로 자체가 따뜻하고 습한 환경이라
낫또균 입장에서는 번식하기 좋은 조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술을 만드는 쿠라비토들은 물론이고,
견학 가는 손님들에게도 전날부터 낫또는 자제해 달라고 안내하는 양조장이 많습니다.

사소해 보이지만,
니혼슈가 얼마나 섬세한 미생물 관리 위에서 만들어지는지 보여주는 예시라 할 수 있습니다.

 

 

 

 

 

 

 

주조 기간이 끝나는 봄 이후에는 쿠라비토들의 스케줄도 많이 달라집니다.
새벽부터 이어지던 시코미나 누룩 관리가 줄어들면서,
상대적으로 규칙적인 근무가 가능해지는 양조장도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주로 다음과 같은 작업을 처리합니다.

  • 양조 설비 점검 및 정비
  • 관련 강습·교육 수강
  • 병입·출하·재고 관리
  • 다음 시즌 준비
  • 라벨 작업

양조장에 따라서는 농사나 영업 업무를 함께 하기도 합니다.

 

 

 

 

 

 

 

쿠라비토들의 하루는 미생물의 시간표에 맞춰 움직이다 보니,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하루의 흐름과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주조 기간이 아닐 때도 처리해야 할 업무가 많아 양조장은 1년 내내 바쁜 편입니다.

또한 양조장 견학 시에는 양조장에 따라 낫또뿐 아니라 김치나 요거트 같은 발효식품,
향수·섬유유연제·헤어 제품처럼 향이 강한 제품까지 자제를 요청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양조장 방문을 앞두고 있다면 해당 양조장의 안내사항을 미리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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