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슈의 첫 용기는 토기였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단계에서 사용된 용기가 카메(甕, 옹기)입니다.
(한국의 장독대나 항아리처럼 발효,저장용으로 쓰이던 도자기 용기)
그러다 시대가 변화하면서, 니혼슈의 용기도 함께 진화하기 시작합니다.
가마쿠라 ~ 무로마치 시대, 일본 경제가
물물교환 → 화폐경제로 바뀌면서
니혼슈는 단순한 마실거리가 아니라,
팔리는 제품 즉, 가치 상품으로 인식되기 시작합니다.
이 변화와 함께 교토를 중심으로
양조 + 판매를 함께하는 양조장이 증가하게 되고,
헤이안 시대부터 존재하던 사찰(절) 양조주 역시
생산량을 확대하며 민간 술 생산이 본격화 됩니다.

민간 술 생산이 활발해지면서
니혼슈 용기도 다시 큰 변화를 맞게 되는데요.
바로 이 시기에 등장한 것이 오케(桶)와 타루(樽)입니다.
오케와 타루는 튼튼하고, 밀폐가 잘 되고, 이동에 최적화되어
액체 저장과 운반에 정말 적합한 용기였습니다.
덕분에 니혼슈는 지역을 벗어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고 유통될 수 있는 상품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더 많은 양을 담기 위해
무려 1800L 규모의 오케까지 등장하면서
니혼슈 생산량은 폭발적으로 늘어납니다.

그리고 에도시대, 드디어 니혼슈가 전국 상품이 됩니다.
해상 운송이 발달하고 무엇보다
거대한 소비도시인 에도(지금의 도쿄)가 등장하면서
니혼슈는 말 그대로 엄청난 이동을 시작합니다.
상방(오사카·교토)에서 내려온 술은
쿠다리자케(下り酒)라는 이름으로 큰 인기를 얻었고,
특히 나다(灘, 고베시)지역의 술이 거의 시장을 장악하게 되었습니다.
이때 이자카야에서는 계량 판매(量り売り) 방식이 일반적이었습니다.
(손님이 용기를 가져오면 여기에 덜어주는 방식)
이때 사용된 것이 지역명이나 상호가 새겨진
대여 도쿠리(貸し徳利), 통행 도쿠리(通い徳利), 대여 타루
같은 시스템이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더 흘러 메이지 시대.
드디어 오늘날 우리가 아는 그 모습인
유리병에 담긴 니혼슈가 등장하게 됩니다.
에도 시대까지 사용되던 나무 발효 탱크는
근대 위생 기준에서 잡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대체 수단으로 법랑 탱크가 개발되고, 정부가 이를 보급하게 됩니다.
(※ 참고로 최근에는 다시 발효 방식의 다양성과 목공 기술·임업 보존이라는 측면에서
목조 발효(木桶仕込み)가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풍미의 개성, 브랜드 이미지, 전통과 혁신이라는 가치로 인해 다시 사랑받는 흐름입니다.)
그리고 1899년, 에이가시마 주조에서
일본 최초의 병입 사케가 출시되면서
조금씩 다른 대형 양조장으로 퍼져나갑니다.
당시 양조업자들은
기존의 타루 유통 + 계량 판매 방식은
일부 판매자의 물 타기, 다른 술 혼합 문제 등 품질 리스크가 있다 보니,
품질 보증 관점에서 병을 채택하기 시작한 것이죠.
바로 이 시점부터
우리가 익숙한 720ml, 1800ml, 병 색깔, 뚜껑 형태 같은
오늘날의 요소들이 표준화되기 시작했습니다.

1800ml 잇쇼빙 (一升瓶)
1고(合) ≈ 180ml
10고(合) = 1쇼(升)
180 * 10 = 1800ml
➡️1쇼(升) = 1800ml
720ml 욘고빙(四合瓶)
욘(四) = 4
180ml * 4 = 720ml
➡️욘고빙(四合瓶) = 720ml
일부 판매자의 물타기, 다른 술 섞기 등 부정행위 때문에
니혼슈를 유리병에 담기 시작한 이후 첫 규격은 잇쇼빙(1800ml) 이었습니다.
하지만 1800ml는 혼자 마시기엔 양이 너무 많고,
특히 나마(생주) 판매가 늘어나면서
냉장보관이 가능한 용량인 욘고빙(720ml)이 일상적으로 자리잡기 시작했습니다.
(옛 단위인 하이(盃)가 약 720ml였던 것도 이 용량이 표준이 되는 데 영향을 주었다고 합니다.)
※욘고빙 읽는 방법의 주의※
욘고빙 혹은 시고빙 둘 다 사용 가능하지만,
경조사 같은 자리에서는 시고빙의 '시' 발음이 죽을 사(死)를 연상시키기 때문에
시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최근 마트나 편의점에서는 욘고빙 보다 작은
니고빙(二合瓶), 이치고빙(一合瓶)도 자주 보입니다.
니고빙은 300~360ml로 정해진 표준 용량이 없는데,
이는 한 번에 마시기 좋은 용량을 제공하기 위한 의도라고 합니다.
1고(약180ml) = 오쵸코(おちょこ)로 4~5잔
➡️ 니고빙은 약 6~10잔
하루 적정 섭취 권장량인 180–360ml와 비슷해
집에서 하루 한 병 기준으로 딱 맞는 데일리 사이즈입니다.
또, 축하용 선물로 자주 사용됩니다.
그리고 최근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이치고빙(一合瓶)의 용량은
1고(合) ≈ 180ml
180ml로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는 저용량에 합리적인 가격
그리고 다양한 브랜드를 시음하듯 즐길 수 있다는 장점까지 있습니다.
니혼슈 초심자에게는 조금씩 도전해보기 좋은 용량,
니혼슈 애호가에게는 여러 종류를 비교하며 즐기기 좋은 용량으로
폭넓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이치고빙의 가장 큰 장점은 냉장고 보관이 용이하다는 것 입니다.
솔직히 잇쇼빙(1800ml)이나 욘고빙(720ml)은 사이즈가 크다보니
냉장고 자리를 차지하는 반면,
반면 잇고빙은 사이즈가 작다보니 자리 차지 걱정 없이
깔끔하게 보관이 가능합니다.

니혼슈를 보다보면 병 크기 뿐 아니라
병 색도 비슷한 대부분 초록색과 갈색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비슷한 색을 사용하는 이유에는 자외선이 있습니다.
니혼슈는 자외선에 매우 민감한 제품 입니다.
그래서 냉장 보관도 중요하지만,
햇빛을 직접 받으면 금세 품질이 떨어져버립니다.
유리병에 담기 시작하면서 연구한 결과,
색이 있는 병, 특히 갈색 병이 자외선 차단에 가장 뛰어나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그 다음으로 효과적인 색이 녹색 병이라,
이 두 가지가 가장 흔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파랑, 검정, 투명색 병도 등장하면서, 점점 컬러풀해지고 있습니다.
또한, 니혼슈 제조 과정에서는 병 색으로 제품 구분과 관리를 하기도 합니다.
아직 라벨을 붙이기 전 이어도 병 색만으로도 구분하기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
컬러 |
특징 |
용도 |
사용 이유 |
|
갈색 |
빛 투과를 적당히 막음 |
주로 준마이, 긴죠, 다이긴죠 |
자외선을 차단하면서 일본주 풍미를 적절히 보호 |
|
초록 |
자외선과 가시광선을 거의 통과시키지 않음 |
주로 장기 숙성주, 나마(생주) |
빛에 의한 품질 저하 방지, 보존성 향상 |
|
파랑 |
시원한 느낌, 녹색보다 빛 차단률 낮음 |
주로 여름 사케, 프레시한 긴죠 |
상쾌함과 시원함 연출 |
|
투명 |
빛 통과가 쉽고 시각적으로 아름다움 |
신주, 니고리, 한정주 |
시각적 아름다움을 중시, 냉장 보관 전제 |
병 색으로 자외선을 차단하는 방법 뿐 아니라,
요즘은 특수 비닐로 자외선을 차단하는 니혼슈도 판매되고 있습니다.
이자카야나 운송 과정에서도 니혼슈가 자외선에 약하다는 사실은 이미 상식이기 때문에,
냉장 보관이나 비닐 포장 등으로 직사광선을 피하는 노력이 철저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니혼슈를 오래도록 맛있게 즐기려면 보관 방법이 정말 중요합니다.
특히 그 중에서도 뚜껑(캡)은 가장 중요한 존재 입니다.
뚜껑(캡)의 주요 역할을 간단히 말해보자면,
병 안으로 공기가 들어가는 것을 막아 산화 억제
외부 잡균과 먼지 침입 방지
이 두가지가 핵심 입니다.
그래서 개봉 후에도 뚜껑을 단단히 닫으면
공기 접촉을 최소화해 풍미 저하를 막을 수 있습니다.
니혼슈 캡의 종류도 다양하고,
사용되는 병 종류나 스타일에 따라 기능과 역할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아래 표를 참고 부탁드립니다.
|
뚜껑 종류 |
특징 |
사용 병 / 용도 |
장점 |
|
![]() |
PP 캡 (Pilfer Proof, 스크류 타입) |
돌려서 여는 스크류형, 절취선 있어 개봉 여부 확인 가능 |
720ml 욘고빙, 일부 1.8L 잇쇼빙 |
밀폐성 우수, 재밀폐 용이, 사용 편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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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관 캡 |
외부 금속 캡 + 내부 중캡 이중 구조 |
750ml, 1.8L 잇쇼빙, 스파클링, 활성 니고리주 |
밀폐성 우수, 전통적 미관 유지, 해외 수출용 인기 |
![]() |
리프트 오프 캡 |
손가락으로 들어 올려 쉽게 개봉 |
컵주, 스파클링 니혼슈 |
간편하게 개봉 가능, 외출/피크닉 등 편리 |
![]() |
내압형 캡 |
병 내 가스 압력 견딤, 발포성 술 전용 |
스파클링, 활성 니고리주 |
개봉 시 튐 방지, 밀폐성·내압성 우수 |
![]() |
특수 캡 (코르크, 목재 등) |
고급스러움, 디자인 강조 |
한정주, 고급주 |
외형·프리미엄 강조, 특별한 보관용 |

요즘 인기 많은 센킨 유키다루마 뚜껑을 보면
조그만 구멍이 나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이 뚜껑은 스크류 캡이라는 PP 캡의 한 종류입니다.
사실 이건 실제로 뚫려 있는 구멍이 아닌,
압력이 일정 이상 올라갔을 때 가스만 빠져나가도록 설계된 구조입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구멍이 막혀있는걸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 구조가 있는 이유는,
스파클링 사케나 활성 니고리 같은 제품은
병 안에서 발효가 계속되면서 탄산가스가 생성되기 때문 입니다.
만약 이걸 완전 밀폐된 뚜껑으로 막아버리면
병 안 압력이 계속 올라가면서
뚜껑이 날아가거나, 병이 터질 위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제품에는
압력 조절 기능이 있는 PP 스크류캡이 사용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