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滓)와 모로미(醪)란? 오리가라미, 우스니고리, 니고리자케 정리

오리(滓)와 모로미(醪)란? 오리가라미, 우스니고리, 니고리자케 정리

Nov 12, 2025SAKEMURA-30 댓글

모로미란, 니혼슈가 되기 직전 단계의
쌀, 누룩, 물, 효모 등
니혼슈의 모든 재료가 함께 발효되고 있는
탁하고 걸쭉한 액체 상태의 발효 덩어리를 말해요!

발효가 끝난 후 이 덩어리, 즉 모로미를 짜내면
그 원액이 바로 우리가 마시는 니혼슈(日本酒)가 됩니다.

위 사진이 모로미를 짜내는 방식 중 하나입니다.

 

 

모로미를 짜낸 뒤의 원액에는
잘게 부숴진 쌀 입자나 효모 등의 작고 미세한 침전물(고형물)이 떠있는데요.
이 미세한 침전물을 오리(滓)라고 부릅니다.

일정 기간 동안 원액을 탱크 안에 그대로 두면,
이 오리가 서서히 아래로 가라앉고
윗 부분의 술이 맑아지기 시작합니다!

이때 윗 부분의 맑은 술 만을 위쪽에서 퍼내는 작업을 하는데,
이를 오리비키(滓引き) 라고 해요.
滓(오리) + 引き(ひき, 당기다, 끌다, 빼내다)
한국어는 과정 중심 언어(얼마나 했다)이고
일본어는 결과 중심 언어(어떤 상태가 남았다)이다 보니
조금 헷갈리실 수 있어요.
쉽게 오리를 끌어서 없애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주세요.

오리비키 작업을 끝낸 뒤,
위쪽의 맑은 부분만 병입한 술이
바로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니혼슈'가 된답니다!

 

 

 

 

 

이 오리는 매번 버려지는 것은 아니에요.

오리를 일부러 남겨두거나, 다시 섞어서 만드는 사케도 있어요.
바로 신주(新酒) 시즌에 자주 만나보셨을
오리가라미(おりがらみ), 우스니고리(うすにごり), 니고리자케(濁り酒) 같은 사케들이 
모두 오리를 섞어 만든 니고리계 니혼슈 랍니다!

니고리계 니혼슈는 병 안에 하얗게 흐려 보이는 특징이 있어요!





 

 


오리가라미(おりがらみ)

오리가라미는 모로미를 짜낸 직후,
니혼슈 속에 남아 있는 오리(滓)를 완전히 제거하지 않은 사케예요.
즉, 오리비키(滓引き) 과정을 거치지 않은 술을 말합니다.

일반적인 여과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살짝 뿌연 빛깔을 띠는 것이 특징이랍니다!
이런 뿌연 빛갈 때문에 카스미자케(かすみ酒, 안개주) 라고도 불려요.

오리가 섞여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사케보다 쌀의 감칠맛이 보다 직접적으로 느껴지고🌾
전체적으로는 조금 더 진하고 농밀한 맛을 지니는 경우가 많아요.

또한, 히이레(火入れ)를 하지 않은 나마(生, 생주) 타입의 오리가라미는
약간의 미세한 탄산감이 생기기도 해요!
이런 나마 타입의 오리가라미는 상큼하고 신선한 청량감을 지닌
갓 짜낸 듯한 생동감을 즐길 수 있습니다.

 

 

 

 

 

 


우스니고리(うすにごり)

우스니고리는 신주(新酒)를 짜낸 뒤,
여과를 거치지 않고 그대로 병입한 사케를 말해요!

모로미를 짜내는 과정에서도 일반적인 사케 주머니(酒袋) 가 아닌,
입자가 조금 더 굵은 체 같은 거름천을 사용하기 때문에
완전히 맑지 않고, 약간의 흰 뿌연 오리(滓)가 남는답니다!

이 때문에 우스니고리는 살짝 뿌연 색감과
부드럽게 퍼지는 질감이 특징이에요.

보통 겨울철 신주 시즌에 많이 만들어지지만,
양조장에 따라 6월,7월에 출시되기도 해요!

우스니고리는 갓 만들어진 신주 스타일이라
숙성된 사케보다 모서리가 살아 있고, 산미가 또렷해요!
또, 효모가 아직 살아 있는 경우도 많아
입안에서 미세한 탄산감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사실 우스니고리에는 엄격한 정의나 법적 규정이 없어요.
양조장마다 해석이 다르기 때문에
오리가라미와 거의 같은 의미로 쓰이기도 하고,
또 어떤 곳은 우스니고리를 오리가라미보다 더 맑은 단계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탁도의 정도나 제조법이 조금씩 달라요!
(오리가라미는 제조 과정을 가리키는 말 =  '오리를 남겼다',
우스니고리는 겉으로 보이는 결과를 가리키는 말 = '살짝 뿌옇다'이기 때문)

일반적으로는 우스니고리를 니고리자케의 한 종류로 분류하며,
그 안에서도 오리의 양이나 질감에 따라 아래와 같이 세분화 됩니다!
• 사사니고리 (ささにごり, 살짝 탁한 스타일)
• 우스니고리 (うすにごり, 은은하게 탁한 스타일)
• 활성니고리 (活性にごり, 탄산이 있는 활성형)


 

 

 

 

 


니고리자케(濁り酒)

니고리자케는 말 그대로
濁り (にごり, 탁한) + 酒 (さけ, 술)
탁한 니혼슈를 의미해요!

니고리자케는 모로미를 짜낼 때 구멍이 큰 천으로 걸러내어
많은 양의 오리가 남아 우윳빛의 뿌연 사케가 된답니다.

같은 뿌연 술인 도부로쿠(どぶろく)와 헷갈리실 수 도 있는데요!
도부로쿠는 니고리자케와는 달리 전혀 걸러내지 않은 술로
고대부터 풍년제의 신주로 쓰여온 술 이에요!
현대에는 주세법상 일반 양조장에서는 제조가 금지되어 있고,
일부 지역이나 신사에서만 제한적으로 빚을 수 있어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도부로쿠는 니혼슈에 속하지 않습니다.

니고리자케의 매력은 쌀 본연의 감칠맛과 진한 질감이에요!
병을 가볍게 흔들어 오리와 함께 마실 땐
크리미하고 부드러운 질감과 감칠맛을 즐길 수 있고,

섞지 않고 상층과 하층을 나눠 마실 땐
윗 부분은 맑고 깔끔한 산미
아랫부분의 오리층은 농밀한 단맛과 무게감으로
한병에 두가지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항목

오리가라미

우스니고리

니고리자케

오리의 양

★★〜★★★ (조금 있음)

★〜★★ (아주 소량)

양조장에 따라 상이함

★★★★★ (많음)

질감

약간 탁하며 미세한 입자가 느껴짐. 약간의 점성

거의 맑지만 약간 뿌염, 입자감은 적음

걸쭉하고 크리미한 질감. 목넘김이 무겁고 포만감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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